더불어민주당의 경기지역 기초단체장 공천 심사 명단이 '누더기'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민주당 중앙당과 경기도당이 서로 다른 잣대로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 심사 결과를 수시로 뒤집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25차 회의를 열고 광명의 박승원 현직 시장과 수원의 조석환 수원시의회 의장, 부천의 윤주영 전 부천시 감사관 등 기초단체장 도전자 3명이 낸 재심 신청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윤화섭 안산시장과 최종환 파주시장은 지난 26일 오후 늦게까지 진행된 민주당 공관위 재심위원회 회의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고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비대위, 기초단체장 3명 재심 인용
안산 윤화섭·파주 최종환 최종배제
앞서 민주당 경기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예비경선에서 박승원 광명시장을 배제하고 임혜자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단수 공천했다. 박 시장 입장에선 재선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되찾았지만, 임 전 행정관은 본선 준비에 제동이 걸려 중앙당 결정에 미소를 거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원특례시장 경선 후보는 당초 김상회 전 청와대 행정관, 김희겸 전 경기도 부지사, 김준혁 전 더불어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 위원, 이재준 전 수원시 제2부시장 등 4인으로 추려졌다.
하지만 이날 조석환 의장이 기사회생하면서 민주당 경기지역 기초단체장 당내 경쟁 중 유일하게 5인 경선을 치르고, 결선투표까지 하게 될 전망이다.
조 의장의 재심 인용으로 인한 판세 변동을 해석하는 의견이 각 캠프 내부에서도 분분하다. 한 캠프 관계자는 "후보 중 유일한 청년으로 나선 조 의장이 컷오프되면서 아쉽다는 의견이 일부 나왔다"고 반기는 주장도 있는 반면 "경기도당 공관위가 경쟁력 등을 보고 판단했을 텐데, 당원과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결정"이란 반박도 있다.
수원 조석환 기사회생 '5인 경선'
"누가 판단하느냐 결정 신뢰잃어"
부천은 당초 장덕천 시장과 조용익 전 청와대 행정관, 한병환 전 청와대 정무비서실 수석비서관 등 3인 경선을 예고했으나 윤주영 전 감사관의 재심 신청 인용으로 4인으로 늘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도당과 중앙당의 공천 잣대가 다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누가 판단하냐에 따라 후보자격이 달라져, 공천에 신뢰를 잃고 있다는 것.
민주당 도당은 말을 아끼면서도, 도당 공관위의 결정 오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도당 관계자는 "중앙당 재심 결정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며 "공관위원들의 의견과 후보자 각각의 면면을 재심위원들이 면밀히 검토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도당 공관위는 정해진 채점 기준표에 따라 공정하게 심사했다"고 말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