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와 제주 서귀포시가 최근 현대사 최대 비극인 제주 4·3을 기억하기 위한 '다크 투어리즘'을 함께했다.
28일 이천시에 따르면 지난 21~23일 서귀포시가 개최한 4·3 전국화를 위한 교류도시 초청 '4·3 역사 알리기 팸투어'에 참여했다. 이번 팸투어는 제주 곳곳에 숨어 있는 우리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기 위한 '다크 투어'로 진행됐다. 행사는 서귀포시의 자매·우호도시인 이천, 안양, 여수, 군산, 의왕, 안성, 고흥, 태백시의 홍보 담당직원 16명이 직접 제주 4·3 유적지를 방문, 역사적 아픔을 함께 기억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다크 투어'는 휴양과 관광을 위한 일반적인 여행과는 달리 재난이나 역사적 비극적인 사건과 잔혹한 참상이 벌어졌던 곳을 찾아가 체험, 반성과 교훈을 얻는 여행을 뜻한다.
제주 4·3 유적지 '다크 투어리즘' 참가
"세계 평화의 섬 제주 적극 알리겠다"
이천시 소통홍보담당관 등 관계자들은 4·3 평화공원 참배를 시작으로 '다크 투어'를 시작했다. 이어 일제가 제주도 주민을 강제 동원해 해안 절벽을 뚫어 만든 17기의 진지 동굴이 있는 송악산과 그 인근에 위치한 섯알오름 학살 터도 돌아봤다."세계 평화의 섬 제주 적극 알리겠다"
또 표선면 가시마을의 잃어버린 마을과 유해 발굴터도 살펴 봤다. 가시마을은 한라산 남동쪽 해발 90~570m 고도에 위치한 중산간 마을로 1948년 4·3 당시 360여 가호가 있었을 정도로 큰 마을이었지만 초토화 작전과 소개령으로 폐허가 됐다. 1949년 5월 본동을 중심으로 재건돼 오늘에 이르고 있지만 '새가름', '종서물' 마을은 재건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가시리사무소 앞에는 마을이 재건될 때 도움을 준 안흥규, 안재호 선생의 동상과 공헌비가 세워져 있다.
이천시 관계자들은 4·3 희생자의 이야기를 다룬 KBS 특집 휴먼다큐 '숙자'를 시청하고 4·3 희생자유족회 오순명 지부장의 생생한 증언도 들었다. 이어 일제강점기 제주도민을 동원해 건설한 군용 비행장인 알뜨르 비행장 등을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팸투어에 참여했던 이춘석 이천시 소통홍보담당관은 "찬란하게 빛나는 제주의 4월에 이렇게 아픈 역사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새삼 뼈저리게 느꼈다"며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아프지만 꼭 기억해야 할 우리의 역사다. 세계 평화의 섬 제주를 알리는데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