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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주 지역자치부(오산·화성)차장
봄날은 어쩐지 아슬아슬하다. 봄인가 싶다가도 눈꽃이 날리고, 봄인가 싶었는데 땀방울이 흐르는 시간이 뒤섞여서 그런 듯하다. 정초부터 줄곧 기다린 마음을 몰라주고 금세 아스라이 가버릴 것 같다. 어쨌든 요즘, 올해의 봄날이 한창이다.

봄에 한껏 어울리는 행사가 지난 주말 열렸다. 오산시는 가을에 개최할 경기정원문화박람회의 예고편 격으로 '가든&플라워 쇼'를 기획했다. 행사 장소는 꽃과 음악, 웃음과 여유로 장식됐다.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둘러앉은 사람, 꽃을 향해 돌진하는 반려견을 붙드는 사람, 아이에게 걸음마를 알려주는 사람….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 있는 풍경이 얼마 만인지. 그 가운데 누군가 말했다. "진짜 봄 같다." 그는 아마 코로나19 이전의 봄을 떠올리며 한 말일 것이다.

우리는 지난 2년여 동안 손을 깨끗이 하고, 마스크를 휴대하고, 만나는 사람의 숫자를 조정하고, 식사 방법을 바꾸는 등의 새로운 일상을 정립했다. 그러한 노력 끝에 지금은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만날 수 있고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도 완화됐다. 마스크를 완전히 벗을 날도 가까이 온 것 같다. 그토록 기다리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설레고, 또한 아슬아슬 하기도 하다. 아직 코로나19 상황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상'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일상은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이다. 반복하는 이유는 그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일 씻고, 매일 먹는 것이 필요해서 일상이 됐다. 새로운 일상이 생겼다면 그것이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자주 손을 씻고 서로의 비말이 섞이지 않게 조심하는 것은 코로나19 감염이 아니고서라도 감기 예방 등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굳이 다시 일상에서 퇴출시킬 이유가 없어 보인다. 코로나19 전과 후의 일상이 혼재하는 5월이 왔다. 일상과 일상이, 화합이 이루어지는 날들이 이어지길 바란다.

/민정주 지역자치부(오산·화성)차장 z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