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 공연 장면. /쇼노트 제공

어떤 거짓말도 허용되는 4월 1일. 유명한 작가이자 귀족인 조지 고든 바이런과 그의 주치의이자 작가지망생인 존 윌리엄 폴리도리는 헤어진 지 3년 만에 재회했다. 만우절에 발간된 '뱀파이어 테일'이라는 소설 때문이다.

이 소설은 존이 썼지만, 어쩐 일인지 바이런의 이름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바이런 역시 자신이 쓰지 않은 소설에 분노하며 존을 찾아왔고, 뮤지컬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는 그렇게 저작권 논쟁을 둘러싸고 현실과 소설 사이를 넘나드는 두 사람의 격정적인 하루를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실제로도 알 수 없는 경로로 발간된 '뱀파이어 테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저자의 이름을 뺏긴 작가, 자신도 모르게 저자가 된 작가. 그들이 펼치는 논쟁 뒤에 숨겨진 이야기는 과연 무엇이었을지 상상력으로 빚어낸 작품이다.

바이런은 글 속의 인물과 이야기가 너무도 익숙하고, 소설을 쓴 진짜 이유에 대해 존에게 끊임없이 진실을 요구한다. 존은 바이런을 존경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내비치면서도 그의 오만함과 악행에 몸서리친다.

저자의 이름 뺏긴 작가 지망생
자신도 모르게 저자가 된 작가
현실·소설 오가는 격정적 하루


이 극의 묘미는 이 소설을 두고 두 사람이 보여주는 다양한 감정의 표현에 있다. 침묵으로, 거친 숨소리로, 화를 냈다가 달래기도 하며 눈물 흘리는 배우들의 모습은 처음엔 다소 혼란스럽게 느껴졌지만, 오히려 그들이 감정적으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장치로 작용했다.

이를 나타내는 섬세한 대사와 넘버는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관객에게 지금이 소설 속의 인물인지 현실의 인물인지를 쫓아가게 열어둔 부분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극이 보여주는 미장센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책상과 의자, 소파, 벽난로, 약병, 와인잔, 거머리를 키우는 수조까지 극은 소품과 조명을 영리하게 또는 부지런하게 활용한다. 특히 모습이 그대로 반사되는 바닥과 거울, 창문은 마치 무엇이 진실이고 진심인지를 알아가는 그들의 이면을 비추는 듯했다.

벽에 걸린 나비 그림은 극을 이해하는 포인트 중 하나다. 몇 번이고 모습을 바꾸는 나비처럼 존 역시 소설 속의 다양한 인물로 변하며 숨겨둔 깊은 내면을 수면 위로 드러낸다.

소설 속 루스벤은 존에게 글 속에서 영원히 함께 머물자고 하지만, 존은 그를 밀어내고 현실의 새벽을 맞이한다. 12번의 종소리 끝에 진실로 마무리된 만우절, 그리고 출판사에 '뱀파이어 테일'이 자신의 소설임을 밝히는 편지를 쓰는 존.

이후 이 소설의 저자에 존의 이름이 적히길 바랐던 바이런의 독백은 아마도 다른 듯 닮은 두 사람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란 느낌표를 띄우게 한다.

공연은 오는 22일까지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2관에서 만날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