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달걀에 이어 식용유까지 가격이 뛰며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진데 이어(4월27일자 12면 보도=거리두기 해제 기쁨도 잠시… 식자재값 폭등에 '울상') 어린이날을 앞두고 과자 가격마저 들썩이면서 동심에 상처를 주고 있다. 빼빼로 하나에 1천700원은 내야 살 수 있다.
가장 최근에 가격 인상을 단행한 곳은 해태제과다. 지난 1일부로 과자 8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2.9% 인상했다. '초코픽'은 기존 1천500원에서 1천700원, '허니버터칩'도 1천500원에서 1천700원으로 13.3% 올렸다.
농심과 롯데제과는 5월 전 가격 인상을 마쳤다. 농심은 지난달 22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 올렸다. '새우깡'은 7.2%, '꿀꽈배기' 등은 6.3% 올랐다. 같은 달 롯데제과도 '빼빼로' 등 초콜릿 제품 가격을 상향했다. '빼빼로'는 1천700원으로 전보다 200원(13.3%), '빈츠'는 2천400원에서 2천800원으로 16.7% 올렸다.
해태제과 8개 제품 평균 12.9% ↑
농심·롯데제과 지난달 가격 인상
밀값 뛰고 팜유 수출 금지 영향
"원자잿값 내릴 땐 왜 안 내리지"
제과업체들은 주요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 제반 경영비용 상승 때문에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한다.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발발하면서 밀 가격이 급등했고 인도네시아에서 팜유 수출을 금지하는 등 가공식품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팜유 또한 전반적인 수급 불안정에 전세계적으로 가격이 크게 뛰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5살짜리 조카를 둔 A(27)씨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조카 용돈을 올려줘야 하나 고민 중이다. 1년 전만 해도 조카에게 현금으로 5천원을 쥐여주고 마트에서 과자를 여러 개 고르게 했는데 지금은 2~3봉지 사기에도 모자란 지경이 된 것이다.
A씨는 "당장 이번 어린이날부터는 1만원을 줘야 하나 생각이 많아진다"고 푸념했다. 용인에 산다는 B씨는 "예전에는 개수가 5개였는데 이젠 4개만 넣는 식으로 과자 용량을 줄여놓고선 이때다 싶어 가격을 올린다"며 "원자잿값이 내려갈 땐 왜 소비자가는 안 내리는지 의문"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오리온은 '원가 방어' 9년째 동결
한편 오리온 관계자는 "가격을 9년째 동결 중"이라며 "2014년부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재고확인을 하고 해외법인을 통해 원·부자재 구매를 단일화하다보니 원가 방어를 할 힘이 생겼다. 인상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