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의 교육감 선거판을 요약해 본다. 우선 기성 정치문화의 답습이 눈에 띈다. 보수-진보의 진영 논리가 작동되고 있고, 후보들도 자신을 보수 또는 진보 후보로 호칭하는데 전혀 문제의식이 없다. 교육이 아니라 정치 문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둘째, 정당의 예속성이다. 예비후보들 속에는 불과 얼마 전에 치러진 대선 캠프에서 중요한 당의 정책을 만들었던 사람들이 여럿 있다. 당적의 유무로 비정치인을 규정하는 것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대학교육의 지배현상이다. 교육감은 경기도 보통교육의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후보에 대학교원 출신이 많다. 교육감 후보의 교육경력에 보통교육 경력을 의무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넷째, 후보들이 내세우고 있는 정책들이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것들이 많다.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귀납적인 방법보다 당위적 접근방식의 정책이 많다. 한마디로 구체적인 현장 경험이 없다는 얘기다.
앞으로 선거승리를 위해서 후보 간에 '단일화'라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왕 후보 간의 연대를 한다면 몇 가지 원칙을 지켰으면 한다. 후보 개인 간 세 대결 방식이 아니라 정책의 연대를 중심으로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각자 내세운 정책의 산술적인 통합 방식이 아니라 질적으로 더 개선되는 방식이면 좋겠다. 정책의 연대에서 머무르지 않고 당선되었을 경우 자신들의 정책을 함께 실행하고 책임지고자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전종호 前 선유중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