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박물관 항일과 친일
경기도박물관 특별전 '항일과 친일, 백 년 전 그들의 선택' 내부 전시장. 2022.5.4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일본의 식민지로 수십 년의 역사를 빼앗긴 그때 목숨을 건 치열한 독립운동이 지금의 우리나라를 있게 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친일파'들의 행적은 독립운동을 위해 희생한 이들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과연 그 시대로 돌아간다면 나는 과연 나라를 지키기 위해 힘든 가시밭길을 묵묵히 걸을 수 있었을까.

경기지역 항일독립운동 조명 200여점의 전시품
나라 팔아먹은 대가로 받은 금액 충격으로 다가와
세 종류의 독립선언서·상해임시정부 사진 선봬
'대한독립만세' 그날의 따뜻한 울림 9월 12일까지
 

 

경기도박물관 항일과 친일
경기도박물관 특별전 '항일과 친일, 백 년 전 그들의 선택' 내부 전시장. 2022.5.4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지금껏 만나보지 못했던 '친일'을 주제로 한 경기도박물관의 특별전이 열렸다. '항일과 친일, 백 년 전 그들의 선택'이라는 주제로 선보이는 이번 특별전은 경기지역의 항일독립운동과 친일파에 대해 조명하는 200여 점의 전시품을 통해 개인의 선택이 사회와 또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친일'과 '항일'은 마주하는 역사이다. 그래서 전시는 '항일'의 흔적을 가장 먼저 만나게 한다. 초입에서 볼 수 있는 의병 사진은 한국에 머물며 의병전쟁 지역을 답사한 영국 일간지 기자 출신 매켄지가 찍은 것으로 그는 1907년 삼산리 전투가 벌어진 직후 양평을 답사한 뒤 기록을 남겼다.

군인과 유생, 농민, 어린아이까지 의병으로 싸우던 모습을 본 매켄지는 "한국인은 비겁하지도 않고 자기 운명에 대해 무심하지도 않다"고 기록했다.

김태 작가의 '제암리 뒷동산 만세소리'는 3·1절 노래와 함께 마음을 웅장해지게 하고, 한쪽 벽면에는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이 찍혀 있는 일제감시대상카드로 가득 메워져 있어 오랫동안 발길을 머물게 한다.

경기도박물관 항일과 친일
경기도박물관 특별전 '항일과 친일, 백 년 전 그들의 선택' 내부 전시장. 2022.5.4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곳은 단연 3부인 '친일(親日)과 일제잔재(日帝殘滓)'이다. 이곳에서는 이완용, 박제순, 홍사익 등을 포함한 경기도의 대표적인 친일파 10명과 송병준·송종헌 부자의 공덕비,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팔굉일우(세계를 천황 아래에 하나의 집으로 만든다)와 관련한 자료와 탁본을 전시하고 있다.

또 한국병합기념화보와 병합기념조선사진첩·엽서 등에서 친일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을사5적, 정미7적, 경술9적 등 나라를 팔아먹은 자들이 그 대가로 받은 금액이 적혀 있는 자료는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친일'의 흔적들은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이들의 희생을 더욱 숭고하게 느껴지게 한다.

이 밖에도 전시에서는 세 가지 종류의 독립선언서와 유일하게 남아있는 첫 번째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 사진, 청사 조성환이 썼던 가방과 신익희·신건식의 죽음을 애도한 시 등 다양한 관련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그날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며 따뜻한 울림을 선사할 이번 전시는 9월 12일까지 계속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