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회 어린이날을 맞아 유소년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 지도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1년여 동안 유소년 체육 전문 업체인 PEC스포츠아카데미에서 여자소프트볼팀 감독을 맡고 있는 이영광 감독은 유소년 체육 지도의 원칙을 '즐거움'이라는 단어로 압축했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운동을 마음껏 하며 즐거운 유년 생활을 보내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이 감독은 "즐거워야 운동을 계속 하게 된다"며 "아이들이 즐겁지 않은 상태에서 지도자가 열심히 하라거나 최선을 다하라고 하면 아이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고 즐거움을 제1의 키워드로 꼽은 이유를 설명했다. 아이들이 즐겁지 않은 상태에서 지도자가 열정적으로 지도하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는 의미다.
이 감독은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서는 한가지 교육 방식을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소프트볼의 경우 땅볼 연습을 하더라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팀을 나눠 게임 형식으로 진행해 아이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여 명으로 이뤄진 PEC 여자소프트볼 팀은 엘리트 운동팀이라기보다는 취미반 성격이 강하다. PEC스포츠아카데미는 지난 2020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소프트볼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땅볼 연습도 팀 나눠 게임 진행
지도자·선수 '존중 문화' 강조
지난해 PEC 여자소프트볼 팀원들은 대한체육회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지원으로 열린 여학생 소프트볼 교실을 통해 소프트볼 교육을 받기도 했다.
이 감독은 "PEC 여자소프트볼팀 아이들은 주 5회에서 6회 운동하는 친구들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운동을 한다"며 "이런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는 집에서 부모님과 캐치볼을 하라는 등의 숙제를 줘 소프트볼에 계속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엘리트 유소년 체육계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지도자와 선수 간 상호 존중의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했다. 상호 존중이 이뤄지면 지도자의 폭언이나 폭행 같은 한국 체육계의 고질적인 문제도 사라지리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감독은 "평소에 서로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지키며 신뢰감이 있는 관계라면 유소년 엘리트 체육에서 불미스러운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