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출시 3개월 차, 식지 않는 인기
새벽부터 마트 줄서도 빈손 일쑤
품귀현상 얼마나 이어질지 관심
9일 오전 5시, 수원에 소재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앞. 동이 막 트기 시작해 날이 밝지 않았음에도 굳게 닫힌 셔터 옆으로 긴 줄이 이어졌다. 간 밤에 내린 비로 쌀쌀해진 날씨에 대부분 사람들은 모자를 깊게 쓰고,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하염없이 줄을 지켰다. 앞에 놓인 '고객 대기구역'이란 팻말은 어쩌다 있는 일이 아님을 증명해주는 듯 했다.
인근에 거주한다는 A(39)씨는 "집 근처 마트에도 포켓몬빵이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새벽같이 달려와 기다리고 있다"며 "아이들이 포켓몬빵 노래를 불러 꼭 구해주고 싶었는데, 사려면 이렇게 꼭 줄을 서야 한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B씨는 황당한 사연도 들려줬다. "맞벌이 부부라 평일 오픈런은 꿈도 못 꿔서 쉬는 날인 어린이날 새벽 4시께 줄을 서러 갔는데, 이미 배부가 끝났다고 하더라"며 "맘카페 후기를 찾아보니 전날 자정에 5일 물량 배정을 끝냈다더라. 당황했다"고 전했다.
16년 만에 재출시된 SPC 삼립 포켓몬빵의 인기가 출시 3개월 차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포켓몬빵 인기몰이가 계속되자 2014년 허니버터칩의 인기를 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빵을 판매하는 대형마트엔 새벽부터 번호표를 받기 위해 밤샘 대기하는 이들이 여전한 가운데 이마저도 할수 없는 이들은 중고장터를 기웃하고 있다.
출시 초반엔 1998년 당시 애니메이션의 선풍적 인기와 함께 출시된 포켓몬빵의 향수에 젖은 2030세대가 주로 찾았다면 최근엔 유치원생, 초등학생이 더 찾는다고 한다. 매일 오전 11시마다 SPC 삼립 공식몰에서 진행하는 인터넷 구매는 시작과 동시에 품절되고, 일부 편의점은 발주 자체를 포기하기도 했다. 이런 인기 속에 이달 초 기준 판매량은 2천만 개에 달한다.
이에 허니버터칩의 인기를 능가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014년 8월 출시한 허니버터칩은 그해 9~10월 입소문을 타면서 2015년 여름까지 품귀 현상을 빚었다. 공정증설에 회의적이던 해태제과도 수개월 간 이어진 열풍에 생산공장을 추가 조성하기도 했다.
SPC 삼립은 물량을 최대한 공급하기 위해 성남·시흥 공장을 24시간 운용하고 있으나, 증설에 있어선 꼬꼬면·허니버터칩 등의 사례를 돌아보며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제품군 다양화에 나섰다. 지난달 냉장 디저트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롤케이크 제품도 선보였다. 포켓몬빵 중량보다 3~4배 큰 만큼 띠부띠부씰(뗏다붙였다할수 있는 스티커)도 3개 넣었다는 설명이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