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는 인터뷰 장소를 인천시민애(愛)집으로 선택했다.
인천 중구 송학동에 있는 인천시민애집은 지난 1966년부터 17명의 인천시장이 머무른 관사였다. 2001년부터 인천역사자료관으로 사용되다 박 후보가 시장으로 재임하던 2021년 7월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시민애집'이라는 이름도 시민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했다.
박남춘 후보는 "개방일이 경기도 인천시에서 인천직할시로 승격된 인천 독립 40주년이어서 더욱 기억에 남는다"며 "시장으로 활동하면서 인천의 자존심을 세우고, 시민의 자긍심을 살리려 애썼는데, 재선 시장이 되기 위한 포부를 밝히는 공간으로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 이곳을 인터뷰 장소로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바이오공정인력센터·K-바이오랩 허브
어렵게 유치… 시작한만큼 끝도 맺고파
공공금융플랫폼·소상공진흥재단 설립
트리플 역세권 16곳 만들어 '균형 발전'
유정복 '행정' 이정미 '당대표' 경험 강점
"당당한 인천 만든 시장으로 기억되길"
다음은 박남춘 후보와의 일문 일답.
# 4년 전 인천시장이 되려 했던 이유는 뭔가.
"제 집도, 제 처가도 모두 시민애집 근처인 송월동이었다. 제 아내와 연애할 때 개항장 쪽 찻집에서 내가 '인천이 고향인데, 고향을 바꿀 수 있는 시장이 되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행시에 합격한 뒤 고향에 대한 생각에 내무부가 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해운항만청(현 해양수산부)으로 갔다. 해양도시 인천을 위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고 정치에 입문하면서 인천 남동구갑 국회의원이 됐는데, 4년 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아내가 옛 기억을 떠올리며 먼저 출마를 제안해줬다. 그게 계기가 돼서 출마했고, 좋은 결과가 있었다.
인천에 더 큰 도움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달려가고 있다."
# 공직생활을 관통한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면.
"저에게 맡겨진 일에 대해선 '해야 할 일이 힘들다고 회피하지 말자'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 시장이 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매립지 문제가 그랬다. 매립지 종료를 위해선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그렇게 하면 힘들어진다고 주변에서 얘기를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 안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전직 시장들께서 힘들어서 피하고 남겨놨던 일들을 해결하려 했고, 거의 해결했다. 제3연륙교, 월미바다열차, 연안항운아파트, 매립지 종료, 청라시티타워, 공항철도 환승할인, 배다리 숭인지하차도, 이런 현안들을 거의 해결하고 착공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서 해야 할 일들 몸 사리지 말고 하자는 생각이었다. 정치적 스승인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다음 선거를 보고 정치를 하지 말고, 미래를 보고 정치를 해야 오래갈 수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이 말씀은 제 좌우명이기도 하다."
# 재임 기간 하지 못했던 정책이나 과제가 있다면.
"특별히 그런 건 없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에 대한 구조를 만들어 놨는데, 아직 시점상 디테일하게 추진되지 않은 것들이 있다.
인천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는데, 뿌리를 내리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 K-바이오 랩 허브 등도 어렵게 유치했는데, 아직 가시화된 게 없다.
제가 시작을 한만큼, 끝을 맺고 싶은 생각도 있다."
# 대표 공약을 제시해달라.
"e음 경제 100조 도시 완성, 무상 돌봄 공약 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e음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지역 공공금융플랫폼 '인천 e음뱅크'를 설립해 금융서비스가 필요한 소상공인, 학자금이 필요한 대학생, 주택자금이 필요한 신혼부부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가칭 '소상공시장진흥재단'도 설치해 10조원 규모의 지원을 추진하겠다.
0세에서 5세까지 아이들의 어린이집 보육료 이외에 추가로 부담해야 했던 필요경비를 전액 지원하고, 0세에서 12세 아동을 위한 '아이돌봄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체감할만한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인천 도시철도 3호선과 5개 트램 노선을 추진하면, 철도망이 3개 겹치는 트리플 역세권이 16곳이 나온다. 이 역세권을 중심으로 도심을 개발하면 24개 권역으로 나눠지는데, 이를 중심으로 활성화 사업을 추진해 주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잘 되면 신도심과 구도심이라는 말이 없어지고, 도심이라는 말만 쓰일 것이다.
인천의 모든 지역이 각각의 가능성과 역량을 발휘하고, 지역에 상관없이 편리한 생활과 행복을 누리는 도시를 만들어가겠다."
# 자신만의 강점이 있다면.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인사수석을 역임했다. 국정 전체를 내다볼 수 있는 자리였다. 인천의 여러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그런 경험이 큰 바탕이 됐다. 지난 4년간의 해온 일들을 보면 누가 제대로 일할 사람인지 아실 것 같다."
#상대 후보의 장점은.
"유정복 후보의 경우 행정을 했던 경험을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정미 후보는 당 대표로서의 경험들이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어떤 인천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나.
"당당한 인천을 만들고 싶다. 시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서울이나 경기로 가지 않았으면 한다. 삶의 만족도가 많이 낮아지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서울 등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인천이 되는 게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문화예술의 힘, 경제적 힘을 갖추고 시민 만족도를 높이는 생활 SOC가 완비돼야 한다. 모든 면에서 당당한 인천을 만든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지난 4년을 돌이켜 보면, 계속 민방위복을 입고 생활했다. 재난재해가 많았는데,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수돗물 사태를 계기로 ISO 22000 인증을 받았고,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공공의료도 대폭 확충하려 했다. 도시경쟁력도 많이 높였는데, 시민 성원 덕분이었다.
제가 구상했던 일들이 이제 출발 단계이고,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걸 다시 되돌리는 건 너무 아깝고, 개인적으로도 아쉬운 일이 될 것이다. 인천으로서도 상당한 손실이 될 수 있다.
시작도 했으니, 마무리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