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미세먼지 차단숲 관리부실1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에 조성된 해오름공원의 미세먼지 차단숲 수목들이 푸르름을 잃고 갈색으로 죽어가고 있다. 2022.5.1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조금 힘을 줬는데도 나뭇가지가 부러졌다는 것은 생명을 잃었다는 의미입니다."

인천 남동구 논현동 해오름공원에 있는 수십 그루의 나무가 집단으로 시들었거나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동구청이 인근 제3경인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 심어놓은 스트로브잣나무들이다. 초록색을 띠어야 할 잎이 대부분 말라 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조경학 박사인 최진우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이 스트로브잣나무의 작은 가지를 가볍게 잡자, '뚝'하는 소리를 내며 가지가 힘없이 부러졌다. 그는 이미 죽은 나무라고 했다.

 

스트로브잣나루 절반 이상이 변색
전문가 "물 충분하게 주지 않은 듯"
갯벌 매립 염분 탓 수분 공급 중요
남동구 "6~7월까지 집중 케어할 것"


스트로브잣나무는 소래포구에서 시작되는 해안도로(아암대로) 옆에 조성된 '해오름공원 미세먼지 차단숲'의 수종 중 하나다. 이곳에 있는 스트로브잣나무 약 100그루의 절반 이상은 잎에서 변색이 진행되면서 생기를 잃어가는 모습이었다.

메마른 땅을 만져본 최 정책위원장은 나무에 충분하게 물을 주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식물은 염분을 흡수하면 안에 있는 수분이 빠져버려 꾸준히 물을 줘야 한다"며 "이 공원은 바다와 마주하고 있는 데다 갯벌을 매립한 뒤 토양을 쌓아올린 곳이어서 나무에 수분을 더욱 많이 공급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남동구청은 지난해 6월 사업비 20억원을 들여 바다와 인접한 해안도로(아암대로) 주변에 3만㎡ 규모의 미세먼지 차단숲을 조성했다. 도로변에서 발생하는 공해 등 유해물질을 줄이기 위해서다.

스트로브잣나무를 비롯해 해송, 은행나무, 편백나무, 청단풍, 자작나무 등이 심어졌다.

남동구청은 올 들어 미세먼지 차단숲에 심어놓은 스트로브잣나무 중 고사한 13그루를 교체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잎이 변색된 수목 20여 그루는 물을 꾸준히 주면서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트로브잣나무가 이곳으로 이식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적응하는 기간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게 남동구청 측 설명이다.

남동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나무가 이곳에 적응하는 동안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전문가 소견에 따라 6~7월까지 집중 관리할 것"이라며 "고사한 나무는 수목을 심기 적합한 계절인 가을에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