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의정부소방서(현 흥선119안전센터) 건물이 행정기관들의 이해 차이로 1년 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12일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와 의정부시 등에 따르면 구 의정부소방서 건물은 의정부시청 맞은 편에 지상 3층, 연면적 4천702㎡ 규모로 위치하고 있다. 토지는 의정부시가 2천677㎡, 경기도가 661㎡를 소유하고 있으며 건물은 경기도의 공유재산이다.
경기도와 의정부시는 1~2층은 소방서, 3층은 시청 민방위교육장으로 활용해왔다. 그러던 중 2020년 10월 의정부소방서가 금오동으로 이전하면서 공실이 생겼고, 이후 1층엔 흥선119안전센터가 임시로 들어섰지만 소방서가 사무실로 쓰던 2층은 비워둔 채 해를 보내고 있다.
주변에 행정기관이 몰려있고 교통 편의성도 좋은 이 건물이 먼지만 쌓이고 있는 이유는 소유권을 나눠 갖고 있는 두 기관이 건물 매각과 매입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소방서 2층 1년 넘게 비워져 있어
道 "市 예산만 되면 소유권 이전"
市 "지방선거 후 매입 다시 검토"
소방 합동청사 개청으로 건물이 필요 없어진 경기도는 의정부시에 매각하려 하고 있지만, 시는 예산 문제 등을 고려할 때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합동청사를 신축할 당시 구 의정부소방서 건물은 시에 매각하는 것으로 공유재산 관리계획을 세웠다"며 "지금이라도 시가 예산만 마련된다면 소유권 이전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 관계자는 "수 년전 시청의 사무공간이 부족할 때 구 소방서 건물 매입을 검토한 적이 있으나, 최근 개발사업 등으로 공공건물 기부채납분이 일부 생기면서 사무공간 문제가 상당히 해소된 상태"라며 "지방선거 이후 활용 방안이 세워지면 매입을 다시 검토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건물 상태·매매가 놓고도 입장차
1995년 지어져 전면 개보수가 필요할 만큼 낡은 건물의 상태와 매매가격을 두고도 두 기관은 입장 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공공기관 간 거래인 만큼 매매가는 감정가와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입지를 생각할 때 나쁘진 않은 조건이라고 본다"고 말했으며, 시 관계자는 "오래된 건물이라 활용하려면 리모델링 비용까지 100억원 가까운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예산상 가능한지와 또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