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불법조업에 사용된 고속 보트
인천해경 전용부두에 지난 10일 서해 북단 인천 옹진군 대청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 붙잡힌 중국 '고속 보트'가 정박해있다. 2022.5.1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 출몰하는 중국 어선들이 최대 시속 약 90㎞에 달하는 '고속보트'까지 동원해 불법 조업을 일삼고 있다. 쏜살같이 달아나는 고속보트 때문에 해양경찰이 나포 작전에 애를 먹고 있다.

고속단정 최대속도 70㎞/h 고작 서해 NLL 나포작전 '골머리'
올해 실적 2척뿐… 군경 11척 동원해 길 가로막아 겨우 붙잡아


15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경 서해5도특별경비단은 지난 10일 서해 북단 인천 옹진군 대청도 서방 54㎞ 해상에서 서해 NLL을 약 13㎞ 침범해 불법 조업한 중국 고속보트 1척을 나포했다.

이날 해경에 붙잡힌 고속보트의 최대 속도는 88.9㎞/h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해경이 보유한 선박 중 가장 빠른 고속단정의 최대 속도(약 70㎞/h)보다 20㎞/h 가까이 빠른 것이다.

해당 고속보트는 선체 뒷부분에 300마력짜리 엔진 3기를 장착했고, 내부에는 어업용 위성항법장치(GPS)와 레이더 등을 탑재했다. 속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선체를 철재나 목재보다 가벼운 FRP(강화플라스틱)로 만들었다. 또 승선 인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거둬들이기 쉬운 그물이나 통발 등을 사용했다.

중국 불법조업에 사용된 고속 보트
300마력짜리 엔진 3기를 장착한 해당 고속보트는 최대 속도가 해경 고속단정(최대 속도 약 70㎞/h)보다 빠른 88.9㎞/h에 달해 고속화되고 있는 불법 조업 단속에 해양경찰이 애를 먹고 있다. 2022.5.1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불법 조업에 동원되는 고속보트는 보통 서해 NLL 북쪽의 먼 수역에 모선(母船)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하루 7~8척의 고속보트가 관측되고 있다.

해경 고속단정보다 속도가 빠른 고속보트는 5~10분 만에 서해 NLL 북쪽 해역으로 달아나 버려 해경이 계속해서 쫓을 수도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해5도특별경비단이 올해 들어 나포한 중국 고속보트는 2척에 불과한 실정이다. 10일에도 해경과 해군이 함정 11척을 동원해 서해 NLL 북쪽 해역으로 달아나려는 고속보트의 도주로를 가로막아 겨우 붙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서해5도특별경비단 관계자는 "백령도와 대청도 인근 해상은 최대한 많은 함정을 투입해 중국 고속보트의 길목으로 가로막고 있지만, 수심이 낮고 서해 NLL과 가까운 연평도 해역은 많은 선박을 동원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서해 NLL 해역을 함께 단속하는 해군과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