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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검찰 내부망에 "사직서를 냈다"고 밝혔다.

사법연수원 부원장 신분인 한 후보자는 이날 이프로스에 "한 번도 쉬운 적은 없었지만, 정의와 상식에 맞는 답을 내고 싶었다"며 "일하는 기준이 정의와 상식인 이 직업이 좋았다. 상대가 정치 권력, 경제 권력을 가진 강자일수록 그것만 생각했고 외압이나 부탁에 휘둘린 적 없다"고 검찰을 떠나는 소회를 전했다.

이어 "덕분에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검사 초년 시절부터 꽤 들었다"며 "제가 한 일들이 모두 다 정답은 아니었겠지만, 틀린 답을 낸 경우라면 제 능력이 부족해서지 공정이나 정의에 대한 의지가 부족해서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난 몇 년 동안 자기 편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권력으로부터 린치를 당했지만, 결국 그 허구성과 실체가 드러났다"며 "권력자들이 저한테 이럴 정도면 약한 사람들 참 많이 억울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에 힘을 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자는 "누가 왜 남아있느냐고 물으면 아직 검찰에서 할 일이 있다고 대답했었다"며 "할 일이란 정당하게 할 일 한 공직자가 권력으로부터 린치당하더라도 타협하거나 항복하지 않고 시스템 안에서 이겨낸 선례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 후보자는 "내가 했던 떠을썩했던 사건들보다 함께 했던 분들이 떠오른다"며 "재미없는 사람이라서 그때그때 마음을 전하지 못했다. 좋은 분들과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글을 맺었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01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뒤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중앙지검 3차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 핵심 요직을 맡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한 뒤 좌천성 인사로 수사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다.

앞서 국회는 지난 9일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쳤다. 하지만 여야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아 임명이 늦어졌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이틀 전인 13일 국회에 한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16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이 주 안에 한 후보자에 대한 법무부 장관 임명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