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표심을 잡아라!'
인천 중구청장 선거는 신도시가 조성된 영종도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구는 기존 구도심(신포동, 연안동, 신흥동, 도원동, 율목동, 동인천동, 개항동)과 신도시가 조성된 영종도(영종동, 영종1동, 운서동, 용유동)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영종도 인구는 지난달 말 기준 10만2천명(중구 전체 인구 14만6천명)으로 구도심 인구의 2배가 넘는다.
이번 중구청장 선거에서 다시 맞붙게 된 더불어민주당 홍인성 후보와 국민의힘 김정헌 후보는 영종도 표심 공략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약속처럼 같은 날·같은 내용 발표
홍, 시민추진단 대표들과 '확약서'
김, 유정복 시장 후보와 공동 약속
두 후보는 이달 10일 영종도 주민을 위한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통행료 폐지(무료화)를 공약했다. 이는 지역의 오랜 숙원 과제다. 두 대교는 영종도 주민들이 내륙을 오갈 때 통행하는 도로다. 두 후보가 서로 약속하기라도 한 것처럼 같은 날, 같은 내용으로 동시에 해당 공약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홍인성 후보는 이날 영종국제도시무료통행시민추진단 공동대표들과 함께 영종대교·인천대교의 주민 통행료 전면 무료화 확약서에 서명했다. 홍 후보는 "중구 주민이 운행하는 차량의 통행료 면제를 국토교통부, 인천시와 신속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확약서에는 ▲중구(영종국제도시 등) 구민이 운행하는 차량에 대해 인천대교와 영종대교 통행료 전면 무료화 ▲통행 횟수 제한은 폐지하고 가구당 차량 2.5대(경차 0.5대)까지 무료화(주민이 운행하는 렌트·리스 차량과 출퇴근용 법인 차량 포함) 등이 담겼다.
김정헌 후보는 같은 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와 함께 영종국제도시와 영종지역 발전에 대한 뜻을 같이하고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의 통행료 폐지를 공동 공약으로 채택했다고 이날 밝혔다.
김 후보는 "현재 1가구 2차량(경차 1대 포함)인 가구당 지원 차량 제한도 폐지 또는 확대해 나갈 것이며, 아울러 영업용·리스 차량과 법인 차량에 대해서도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이어 영종국제도시에 입주한 주민들의 비싼 통행료 부담을 덜기 위해 중앙정부 등과 긴밀히 협력해 통행료 폐지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중구는 과거 보수 성향이 짙은 인천의 구도심 중 하나로 꼽혔다.
하지만 영종도에 신도시가 들어서고 비교적 진보 성향의 젊은 유권자들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지역 표심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4년 전 지방선거에 이어 재대결이 성사된 두 후보가 주민들의 영종대교·인천대교 통행료 폐지(무료화) 공약으로 포문을 연 셈이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