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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는 1996년 군에서 시로 승격된 이후 올해 특례시 반열에 오르기까지 단기간에 급격히 성장한 도시다. 현재 110만명에 육박한 인구 규모는 전국에서 10번째다.

그러나 도시의 급성장 이면에 난개발이 뒤따르며 전직 시장들이 예외 없이 법정에 서는 뼈아픈 역사를 반복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용인에선 민선 출범 이후 재선시장을 한 번도 배출하지 못했다. 이 같은 불문율이 이번엔 깨질지, 다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1지방선거에서 용인시장 선거는 각자 당내 치열한 경선을 뚫고 올라온 더불어민주당 백군기(72) 후보와 국민의힘 이상일(60) 후보의 1대1 대결로 압축됐다.

백 후보는 군인으로, 이 후보는 언론인으로 각기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앞서 19대 국회 당시 각자 정당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돼 같은 기간 국회에서 활동한 인연이 있다. 또 두 후보 모두 호남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20대 총선에 도전했으나 나란히 낙선했다는 점도 같다.

이후 백 후보는 용인시장에 당선돼 지난 4년간 시정을 이끌며 재기에 성공, 재선의 임무를 받고 당의 공천을 따냈다. 이 후보 역시 용인병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캠프 상근보좌역으로 활약, 당내 십수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최종 주자로 낙점을 받았다.

두 후보 모두 이번 선거 패배 시 정치생명에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어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예고한 상태다. 이미 상대 후보를 향한 거침없는 비판의 메시지도 서슴지 않으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군인-언론인 다른 길… 호남 공통
白, 尹 대통령·새 정부에 연일 비판
李 "前 정권 여당때도 일 못해" 설전


백 후보는 윤석열 정부와 궤를 함께하는 이 후보를 겨냥해 연일 새 정부를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달 초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용인을 방문했을 당시 자신의 SNS를 통해 공약 뒤집기, 사진 찍기용 방문이라며 꼬집은 데 이어 '쭉발 사진'까지 언급하며 이 후보를 공격했다. 최근에도 이 후보의 재산세 감면 공약을 두고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에 맞서 이 후보 역시 SNS에서 "문재인 정권에서 여당 소속으로도 일을 못 한 사람이 새 정부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맞받은 데 이어 '무기력', '무능' 등의 단어까지 꺼내 들며 백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용인시는 반도체클러스터와 플랫폼시티 등 지역 발전의 큰 호재를 앞두고 있으며, 철도·교통망 확충을 통해 동서 균형 발전을 이룬다는 대전제가 깔려 있어 이를 실현하기 위한 두 후보의 공약은 큰 틀에서 차이가 없다.

'경험이 실력'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백 후보와 '윤석열의 참모'를 앞세운 이 후보의 대결은 결국 유권자들이 '구관이 명관'이라는 논리에 후한 점수를 줄지, '나무보다는 숲을 보자'는 심리로 새 정부의 손을 들어줄지가 관건이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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