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현실 외면하는 정치판이 답답해 노동자인 제가 후보로 나섰습니다."
노동운동을 하다가 6·1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있다. 노동자 권익향상을 위한 노동조합 집회와 농성현장을 누볐던 이들이 왜 선거에 나왔을까. 노동자 후보들은 지방선거 출마를 결심한 이유로 "보수든 진보든 노동자 피부에 와닿는 시정·의정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천시장 후보 기본소득당 김한별
근로계약서 확정일자 등 공약 제시
기본소득당 김한별(28) 인천시장 후보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 조직부장을 역임했다. 그는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노동자 사망이 잇따랐던 쿠팡 등 대기업은 물론 임금을 체불한 기업·자영업자 등을 상대로 노동자 권익보호활동을 했다.
최근에는 늦은 시간 근무하는 배달노동자와 편의점·PC방 아르바이트생을 만나 심야 알바 실태를 조사하기도 했다. 노동 공약으로 근로계약서 확정일자제도, 체불임금구제 패스트트랙 도입, 취약 노동자 권리 보장 등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대우자동차 해직자였던 아버지의 복직 투쟁을 보면서 노동인권에 관심을 두게 됐다"며 "알바노조 인천지부를 만드는 등 다양한 노동운동을 했으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본소득은 노동자가 위험한 일자리를 거부할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진보당 광역비례대표 나선 이수연
"조례 제정·예산 권한 필요해 출마"
진보당 이수연(48)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는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인천지부장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인천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 후보는 '비정규직 없는 학교 만들기'와'노동자 생명 안전 지키는 지방정부'를 목표로 한 공약을 내놓았다.
그는 "정치가 소수 엘리트의 전유물이 되면서 노동자 등 약자와 서민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인천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례를 제정하고 예산을 다루는 권한이 필요해 시의원에 출마했다"고 설명했다.
'남동구 다' 용혜랑 기초의원 후보
필수돌봄노동자 처우개선 내걸어
같은 당 용혜랑(50) 남동구 다선거구 기초의원 후보는 인천비정규노동센터 운영위원과 서비스연맹 전국요양서비스노조 남동지회 조직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요양보호사 등 필수돌봄노동자 처우 개선과 돌봄 서비스 증진 등을 노동공약으로 내걸었다.
용 후보는 제6대 남동구의원으로 당선돼 초등학교 무상급식과 만수3동 환경미화원 휴게실 설치 등을 실현한 바 있다.
그는 "2006년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주인 되는 세상을 위해'를 캐치프레이즈로 처음 지방선거에 나왔으나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은 아직도 요원하다"며 "지역 일꾼으로서 노동자 존중이라는 진보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