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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 사회교육부 차장
임태희, 성기선 두 경기도교육감 후보를 안 건 오래되지 않았다. 임태희 후보는 대선 직후 도교육감에 생각이 있느냐고 묻는 통화로 처음 만났다. 성기선 후보와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들어본 건 지난주가 처음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경주했으니 보수와 진보를 대표해 교육 수장에 도전할 자격을 얻었을 것이다. 다만 나조차도 낯선 데 오는 6월1일 투표를 해야 할 도민들은 오죽할까 싶다.

현장에 나가는 게 일인 기자로서 시민들께 후보를 적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짧은 인터뷰 동안 후보들의 말과 행동에 주목했다. 언어적 메시지뿐 아니라 비언어적 습관도 읽어내고 싶었다. 임 후보는 최신형 아이폰을 쓴다. 말로 꼬투리를 잡아 정쟁을 벌이기 일쑤인 정치권에선 보기 드문 일이다. 녹취가 안 되는 기기이기 때문이다. 임 후보는 스스로를 '얼리어답터'라고 지칭했다. 1956년생, 만 66세인 그이지만 캠프 운영 주체는 90년대생들이다. '젊은 사람들이 결정하고 후보는 따르면 된다'는 게 임 후보의 지론이다. 생각이 젊은 그는 때로 청년처럼 보였다.

성 후보는 정열적이다. 사투리가 조금 섞인 말씨를 쓰는데(그는 경남 출생이다) 짧은 말 속에도 비유와 위트를 섞는다. 언뜻 들으면 '가벼운 사람인가' 싶지만 주어·서술어부터 논리 구조까지 거의 완벽하다. 학부에서 시작해 생애 대부분을 교육과 관련된 활동으로 보내 현장과 이론에 모두 능하다. 특히 거침없는 자신감, 탈권위가 가장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성 후보 캠프 같은 선거 사무실을 자주 보진 못했다. 캠프 구성원들이 후보를 어려워하는 법이 없다. 기자들과의 인터뷰 도중에도 전달할 말이 있으면 말을 끊고 바로 후보에게 말하기도 한다. 일견 위계가 없는 듯 보이지만, 그것이야말로 탈권위일 것이다.

앞으로 보름 뒤면 4천717개 학교, 165만9천182명 학생, 12만5천192명 교원, 1만1천508명 직원(2021년 기준)을 대표할 도교육감을 선출한다. 열흘 남짓, 길다면 길고 참으로 짧은 기간이다.

/신지영 사회교육부 차장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