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001000406700019082.jpg
인천공항에서 항공기에 화물이 적재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교역액은 늘고 있지만, 교역량(무게 기준)은 줄어드는 '엇갈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교역량과 교역액은 통상적으로 비례하지만 최근 고부가가치 화물 증가 등으로 엇갈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관련 업계는 분석했다.

19일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지난 4월 인천항을 통한 수출은 30억5천만 달러, 수입은 74억4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4%, 8.2% 증가했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교역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은 54억8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6% 늘었으며, 수입은 99억3천만 달러로 7.6% 증가했다.

고부가가치 화물 늘어 액수 증가
화물량 감소 관련 업계 악영향 우려


이처럼 인천항·인천공항 모두 교역액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10% 안팎 늘어났으나, 중량 기준으로 한 물동량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인천항 수출입 물동량은 571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줄었으며, 인천공항 물동량도 26만t으로 5.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2040401000100200003964.jpg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인천 신항. /경인일보DB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원인으로는 '고부가가치 화물'의 증가가 꼽힌다. 전체 화물 중에서 무게는 적게 나가지만 값어치가 높은 화물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나 전자제품 등이 늘었고, 전자상거래 활성화도 교역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상거래는 대부분 소비재이기 때문에 중간재나 원자재 등보다는 가벼우면서도 가격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업계에서는 고부가가치 화물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무게 기준으로 한 교역량 감소가 지속하면 관련산업이 성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항만과 공항 등 물류 관련 인프라는 교역액과 상관없이 화물량을 기준으로 확충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물동량이 감소하면 신규 인프라 건설이 지연될 수 있고, 이는 물류 산업 정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화물을 운반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항공사와 선사, 하역사 등도 물동량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인천연구원 김운수 연구위원은 "교역액 증가는 전자상거래 등 고부가가치 화물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현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상하이 봉쇄 등 정상적인 물류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현재의 물동량 증감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 중장기적으로 봐야 추세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