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는 해마다 치열한 국비 확보 전쟁을 벌인다. 목표액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으로 '자치분권 시대'가 열렸다지만,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을 끌어오려는 지방정부의 사투는 끝나지 않는다.

정치권에서 자치분권을 강조해도 돈이 없는 지방정부한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지방자치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려면 '재정 분권'이 필수라는데, 여전히 지방재정은 중앙정부에 예속된 구조다. '대한민국은 기재부(기획재정부)의 나라'라는 우스갯소리에 지방정부는 마냥 웃을 수 없는 셈이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에도 그림의 떡
1991년 이래 '8대 2'로 큰 변화 없어
경기연구원, 교부·보조금 한계 지적


1991년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8대 2'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1 대한민국 지방재정 보고서'의 연도별 지방세 비율 현황(결산 기준)을 보면, 2010년 21.7%였던 지방세 비율은 2019년 23.6%로 10년 가까이 되도록 큰 변화가 없다. 반면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2010년 52.23%에서 2022년 45.34%로 떨어졌다. 

 

경기도 재정자립도는 그나마 전국 평균을 웃도는 61.6%였지만, 31개 시·군 속내를 들여다보면 심각하다. 성남시는 지난해 58.5%에서 올해 62.2%로 증가했는데, 동두천시는 14.4%에서 13.1%로 감소했다. 경기 남·북부의 시·군별 재정자립도를 비교해도 남부는 38.0%인 반면 북부는 23.2%에 그쳤다.
 

실질적인 재정분권 실현을 위해 도는 지방세 비율 개정을 중앙정부에 잇따라 건의했고 지난해 지방세법 개정안 등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해부터 지방소비세율이 21%에서 25.3%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약속했던 '국세와 지방세 비율 7대 3 달성'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지방정부는 나아가 6대 4 수준까지 개선돼야 실질적인 자치분권을 이룰 수 있다는 목소리다.

올해 초 광역자치단체의 지역정부화 전략 보고서를 발간한 경기연구원도 교부금과 보조금 등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 다양한 지방의 발전전략이나 복지정책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연구원은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에 무게를 두며 "지자체의 안정적 세원을 마련하기 위해 현행 지방소비세와 같이 중앙-지방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세원에 대해 지방이 실질적으로 집행하는 국가 예산 40%를 충당할 수 있도록 점증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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