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봐온 김동연 후보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입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를 옆에서 보면, 두꺼운 안경알이 눈에 띈다. '참 시력이 좋지 않구나'를 바로 알 수가 있는데, 김 후보는 자신의 안경을 20년 동안 한 곳에서 맞췄다. 군포시 산본동에 있는 '센타 안경원'이 그곳이다.
하오용(50) 실장은 20년 동안 김 후보와 그의 가족들의 안경까지 전담했는데, 어느 날 TV 속에서 김 후보를 보기 전까지는 김 후보가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그는 "언제 처음 오셨는지도 사실 잘 기억이 안 난다. 다른 손님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TV에서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고위공무원이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그 이후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평소처럼 안경을 맞췄고 (김 후보도) 누군지 드러내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러다가 경제부총리가 된 후에는 먼저 아는 척을 했다면서 "(그 이후부터는) 제가 불편해 할까봐 배려해준다는 것을 느꼈다. 경제부총리를 그만둔 이후에도 안경을 맞추러 왔는데, 한 번은 '팬'이라면서 사람들이 들어와 앉아있던 김 후보한테 사인을 받아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TV 통해 고위공무원 사실 알게 돼
평소와 같고 누군지 드러내지 않아
요구보다는 믿고 따라와주는 손님
20년간 배려 베풀어줘 "잘 됐으면"
김 후보는 지난 21일 군포에서 선거운동을 하면서 센타 안경원을 자신의 20년 단골 안경집이라고 소개했다. 그 자리에 하오용 실장도 있었는데, 김 후보가 자신을 소개해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는 "2~3주 전에도 (김 후보가) 안경을 맞추러 왔다. 어제는 유세하다가 가게를 소개했는데, 놀라기도 했고 기억해주니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봐온 김 후보는 '편한 손님'이라고 했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요구하기보다는 자신을 믿고 배려해준다는 설명이다. 하오용 실장은 "제가 얼굴형 등을 고려해서 추천해 '이거 괜찮으실 것 같다'고 하면 '그러면 이걸로 합시다'라고 한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해주시는 손님"이라면서 "김 후보의 배우자분도 여기서 안경을 맞추는데, 그냥 동네 손님처럼 다니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오용 실장은 김 후보가 예전에 맞췄던 안경도 버리지 않고 가져온다면서 "10년도 넘은 안경인데 버리지 않고 가져오셔서 쓸 수 있는지 묻는다. 물건을 쉽게 버리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김 후보의 안경알이 두껍다는 질문에 그도 '그게 최대한 압축한 것'이라면서 "눈이 진짜 안 좋아서, 두꺼운 안경 때문에 사진에서 눈이 작아 보이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끝으로 김 후보를 한 단어로 정의해 달라는 요청에 하오용 실장은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특출난 사람도 아니고 군포에서 지금은 안 사시는 걸로 아는데 이렇게 매번 찾아오기도 쉽지 않지 않나. 그래도 사람에 대한 믿음으로 항상 찾아준다"며 "바쁠 때는 전화로 부탁하고 택배로 보내주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사람을 많이 상대해 봤지만, 김 후보는 20년 동안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했다. 도정을 펼칠 때도 이와 같은 성격대로 본인보다 다른 사람의 일, 도정을 잘 챙길 것 같다"면서 "잘 됐으면 좋겠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