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는 민선 체제 이후 연임 시장이 없는 탓인지, 지방선거 때마다 당내 집안싸움부터 본선까지 접전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도 치열한 당내 경쟁을 통과한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양당 후보들과 컷오프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한 현직시장 등 3파전이 예상돼 경기도 내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민주당이 12년간 지켜 온 안산시장 자리를 두고 민주당 제종길(67) 후보, 국민의힘 이민근(53) 후보, 무소속 윤화섭(66) 후보가 본선에 나선다.
제종길 후보 중심 4개 지역의원 뭉쳐
컷오프 반발 윤화섭 표 분산 가능성
국힘 이민근, 12년 만에 탈환 '기회'
먼저 수성에 나서는 민주당은 6기 시장을 지냈던 제종길 후보를 중심으로 경선에 참여했던 예비후보들을 비롯해 민주당이 석권하고 있는 4개 지역의 국회의원들까지 한팀으로 뭉쳤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지지표가 국민의힘보다 13%p 가량 높게 나오는 등 안산은 진보진영이 강세 지역이지만, 정권이 바뀐 데다가 각종 언론매체의 여론조사에서 초접전을 보여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깃발만으로 당선됐던 지난 선거들과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는 게 안산 정가의 분석이다.
게다가 한 식구였던 윤화섭 시장이 공천 배제(컷오프) 반발로 무소속인 범시민후보로 나서면서 안산지역 민주당의 한 축을 담당해 온 호남 지지표를 분산시킬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경기도 호남향우회총연합회는 윤 후보 등 호남 출신을 배제한 이번 경선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야권 단일화를 이유로 들며 제 후보와 윤 후보의 경선을 요구한 상황이다. 반면 안산호남향우회 일구회 등은 제 후보를 지지해 내홍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공성에 나서는 국민의힘으로서는 12년간 내 준 시장실을 되찾을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물론 후보 선출에서의 잡음으로 민주당보다 일주일가량 늦게 후보를 뽑았지만 민주당의 집안싸움에 충분히 상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 이민근 후보는 지난 선거의 설욕을 위해 2연속 보수 대표로 나선 데다가 안산시의회 의장도 지냈고 토박이라 인지도도 높다.
경인일보 여론조사의 후보지지도에서도 이 후보는 38.4%를 얻어 37.6%의 제 후보를 근소하게 앞섰다. 다만 당선 가능성은 제 후보가 40.0%로 38.8%의 이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이에 본선 결과도 박빙일 가능성이 크다.
안산에 사는 최모(46)씨는 "정당보다는 도시의 발전을 위해 표를 행사할 것이라는 게 주변의 중론"이라며 "앞으로 안산도 인기와 출신보다는 능력 있는 인물이 뽑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산시장 선거에는 이들 3명의 후보뿐 아니라 중국동포 출신의 사업가 김만의(47)씨도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