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미술관
린다 코너의 작품 'The Oracle's Hands'.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우리 삶을 지켜주는 조건들, 행복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고 있는 시간에 즈음하여 광주 닻미술관의 전시 'for Life, 생을 위하여'는 각각의 이름을 가진 채 하나의 생명으로 이어져 쉼 없이 흐르는 순간들을 보여준다.

전시는 물기를 머금은 나뭇잎, 작은 소금쟁이들, 반딧불이와 같은 생명체부터 바다와 산, 구름과 같은 역동적인 자연, 아기와 노인 등 인간의 모습을 다양하게 담아낸 작품들로 이뤄져 있다.

바바라 보스워스·앤드류 골드 작품 전시
8월 7일까지 잊고 지낸 일상의 감동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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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닻미술관의 전시 'for Life, 생을 위하여' 전시장 내부 모습. /구민주 기자 kumj@kyeongin.com

바바라 보스워스의 작품 'Mom and Dad, Rockey Mointain National Park'은 자연의 광활함과 그 안에 자리한 작가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이 차분하면서도 강하게 다가온다. 모습이 닮은 듯한 노부부는 각각 꽃을 보고 있거나 산을 응시하고 있고, 생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모든 요소가 이 작품 속에 함축적으로 녹아 있었다.

앤드류 골드의 'Shimmers'를 포함한 파도를 담은 작품은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모습과 파도의 높이, 물결의 흐름과 방향, 하얗게 부서지는 조각까지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파도가 치고 부서지고 사라지는 모습은 저절로 인간의 삶과 연결지어진다.

린다 코너의 'Baby Feet'은 아기의 작은 발을 한 손으로 감싸 쥐고 있는 모습이 생명의 경이로움 또는 부모의 사랑으로 묻어나고, 작품 'The Oracle's Hands'에서는 검게 그을리고 주름진 노인의 손등과 단단하고 투박하며 깊게 팬 손바닥의 모습을 통해 한 사람이 지나온 거친 인생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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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닻미술관의 전시 'for Life, 생을 위하여' 전시장 내부 모습. /구민주 기자 kumj@kyeongin.com

많은 관람객의 사랑을 받았다는 엘라이쟈 고윈의 'Divide 1'은 햇살이 반짝이는 바다에 발을 담그고 선 두 사람의 모습이 마치 오래된 LP의 빛바랜 표지를 연상케 했다. 빈티지한 느낌이 물씬 나는 작품에서 옅은 분홍빛으로 흩어지는 햇살이 시선을 머물게 하고, 은은하게 빛나는 인생의 아름다운 한 장면이 영화처럼 펼쳐진다.

이 밖에도 이번 전시에는 주상연 닻미술관 관장의 작품을 비롯해 주명덕, 서영석, 이모젠 커닝햄, 론다 래슬리 로페즈 등 닻미술관이 사랑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평범한 일상, 잃어버린 삶의 기억과 순간으로 가득한 세상의 풍경으로 잔잔한 울림과 감동을 전해줄 이번 전시는 8월 7일까지 계속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