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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술을 좋아하는 풍운의 정치부 기자의 촉으로 풀어보는 정치 이야기】

서울 용산으로 이전한 대통령실의 명칭에 '국민'을 담는 방안이 더욱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미국 백악관이 보도자료에 '피플스 하우스'(People's House)라는 명칭을 사용한 데 이어 외신들도 '국민의집'으로 표기하고, 국내 언론까지 'PH'라는 이니셜을 자주 사용합니다. 빈도가 높아지면 기정사실화 되는게 인지상정이지요.

24일 대통령실 한 관계자에게 물었습니다.

이름이라는 게 인생도 마찬가지지만, 운명에 중요한 가치를 차지하거든요.

이 관계자는 "(명칭에 대해) 여전히 국민을 상징하는 표현이 많다"고 했습니다. 더 좋은 게 없을까,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경무대→청와대로 명명된 국가 상징을 정하는 일이니 얼마나 부담이 되겠습니까.

국민 선호도 조사 거쳐 6월 결정
국민의집·국민관 등 많이 접수돼


순서로 보면 아마 내달 대통령이 머무는 대통령실의 명칭을 먼저 정하고, 그런 후 집무실 공간과 나머지 공간의 명칭도 CI도 결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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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 오후 바이든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 미군 기지 부지에서 이륙해 서울을 나서고 있다. 2022.5.22 /연합뉴스

국민 공모에서는 여전히 ▲국민의집 ▲국민관 등 '백성 민(民)'을 활용한 이름이 많이 접수되고 있다고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22일 청와대 개방 행사로 열린 KBS 열린음악회에 참석해 "청와대는 국민 여러분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민 속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로 객석에 부인 김건희 여사와 나란히 앉아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유독 '국민'을 강조하는 모습에 명칭의 방향성을 직감할 수 있습니다.

사실 청와대의 집무실을 눈 깜짝하지 않고 용산으로 옮기는 용기와 그 많은 비판에 견뎌내는 맷집을 보면 그가 추구하는 국가와 대통령상에 대한 신념이 뚜렸해 보입니다.

그래서 여권내에선 '국민'을 상징하는 표현도 보다 구체화되는 모습입니다.

과거 청와대의 영문 표기가 Blue House로, BH로 통용됐는데, People's House의 PH도 어감상 나쁘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 하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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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고위급 화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방일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대면으로, 윤 대통령을 비롯한 다른 정상급 인사들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2022.5.23 /대통령실 제공

한 관계자는 "영문으로 표기할 때 앞글자 P가 'People'(국민) ,President(대통령), Peace(평화) 등 의미를 담을 단어들이 많다"며 "대통령이 머무는 공간을 국민의집, 평화의 공간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귀가 솔깃하긴 합니다.

더 나아가, 여당의 당명인 국민의힘과도 연계될 수 있다고 거들자, 바로 공감하더군요.

국제감각이 있는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에게 물었습니다.

그는 "국민의힘과 연동해서 쓰면 더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용산 집무실을 '피플스 하우스'로 표기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피플스 하우스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집"이라며 "대통령 집무실이라는 의미에서 쓸 수 있을지는 몰라도 명칭 자체는 영어 표현과 맞지 않다"고 했습니다.

다만 '국민관'을 사용하면서 영어표기로 '피플스 하우스'로 쓰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전했습니다.

엊그제 한미정상회담 때 미국 백악관이 대통령실을 '피플스 하우스'로 표현한 게 우연일 수 있지만, 윤 대통령이 이 명칭을 제안하고 의미를 새기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의미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달 중 전문가적 소양을 가진 심사위원단의 평가와 국민선호도 조사에선 어떤 결론을 낼지 더 궁금해집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