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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다소 코믹하게 회자되는 정신승리라는 단어가 있는데 '아큐정전(阿Q正傳)'에서 문헌상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중국의 저명한 문학가인 루쉰이 지은 아큐정전에 등장하는 아큐라는 인물은 당시 중국 민중의 실상을 대변하는 인물로 설정되었다. 아큐는 객관적으로 자기에게 모욕적이고 불리한 상황을 왜곡하여 자신을 위안한다. 실제 현실과 정 반대의 상황을 주관적으로 만들어서 자신이 승리했다고 위안하며 주장하는 방법을 정신승리법이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아큐는 자본주의 일반 현대인의 보편적 모습이다. 현실은 상대적으로 거세고 그것을 헤쳐나갈 능력은 힘에 부친다는 상황은 공감하기 어렵지 않다. 그런데 이렇게 자조적으로만 생각할 일은 아니다.

옛말에 호랑이 굴에 들어가더라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산다고 했다. 음양적으로 보면 좌측의 청룡이 양이고 우측의 백호가 음이다. 동방의 정신문명이 양이라면 서방의 물질문명은 음이다. 호랑이 굴 비유는 자본주의 물질 속에 파묻혀 사는 현대사회일수록 살아날 방도는 정신에 있다는 속담으로 풀어볼 수 있는 것이다. 진짜 정신 똑바로 안 차리면 딱 죽기 쉬운 시대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