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미처 못 챙긴 분들, 제가 열심히 다니며 챙기겠습니다."
'똑부' 옆에는 '따부(따뜻한 부엉이)'가 있다. 똑부는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캐릭터, 따부는 김 후보의 옆을 지키는 배우자 정우영씨다. 지난 대선 당시 '배우자 리스크'로 국민들의 피로가 컸던 탓에 정씨도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다. 공식 선거운동 전까지는 20년간 이어온 봉사활동으로 바닥 민심을, 이후에는 김 후보가 미처 챙기지 못한 도민을 한 명이라도 더 챙기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명함주며 수십번 “잘 부탁합니다”
더 많은 도민 만나려 따로 움직여
지난 24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제27회 경기도 장애인 축제 한마당'에서 만난 정씨는 파란색 재킷, 파란색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오른손에는 김 후보의 명함을 두둑하게 챙겼고, 내빈석을 비롯해 행사 무대 뒤편에 앉아있는 모든 시민한테 다가가 "김동연 후보가 저의 남편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를 수십 번 반복했다. 행사를 마친 정씨는 이날 현장에 온 31개 시·군 장애인단체 지회를 모두 찾아가 지지를 호소했고 당초 예정됐던 시간을 훌쩍 넘겼다.
다음 일정은 화성 조암시장이었는데, 전통시장은 정씨는 물론 김 후보도 자주 찾는 유세장소다. 과거 시장에서 행상했던 김 후보의 어머니가 떠올라 자주 찾는다고 정씨는 설명했다.
"지금도 집 근처의 전통시장에서 장을 봐요. 자판에 물건을 내놓고 파는 어르신들과 얘기를 나누면, 친근감도 생기고 물건도 싱싱하거든요. 남편도 전통시장을 다녀오면 꼭 뭐를 사와요. 옛날에 어머니도 저렇게 고생하셨겠지라는 생각이 들어서도 저도 그렇고, 남편도 그냥 못 지나쳐요." 전통시장의 매력에 정씨가 푹 빠진 덕에, 30분~1시간으로 정해진 선거운동 시간을 초과하기 일쑤다.
보통 선거운동은 후보와 배우자가 함께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씨는 김 후보와 대부분 일정을 따로 소화한다. 1천350만명이 넘는 도민을 다 만나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다.
"경기도가 넓잖아요. 남편이 챙기지 못하는 곳은 제가 가서 대신 챙기려고 해요. 시간도 짧고, 선거운동도 처음 해보니까 일단 부딪히는 거죠. 노하우가 없어서 힘들 때도 많은데, 남편이 항상 말해요. 우리가 또 언제 선거운동을 해보겠느냐고. 그래서 즐겁게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더욱이 정씨는 한 곳을 가더라도 명함만 쏙 두고 나오기보다는 눈을 마주치고 진심을 알아주길 바라며 한 명, 한 명 손을 잡고 만나려 한다고 부연했다. "가끔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어느 당에 있느냐만 보는 분들이 있어 안타까워요."
김 후보의 장·단점을 묻자 정씨는 장점으로 '노력파'를 꼽았다. "남편은 15분만 있으면 자기 시간으로 만들어서 무언가를 해요. 남편이 미국에 국비 장학생으로 가면서 저도 일을 그만뒀는데, 그때도 자기가 돈 줄 테니 밖에 나가서 사람도 만나고 자기 계발을 하라고 해요. 아무래도 본인이 어릴 적부터 시간과 싸우며 살아서 그런 것 같아요"
아울러 단점을 꼽아달라고 하자, 정씨는 "문제가 있으면 해결할 때까지 끝까지 붙잡고 있어요. 그런 모습을 옆에서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동연 후보가 도지사가 돼야 하는 이유'를 말해 달라는 질문에 정씨는 자신 있게 "누구보다 도민의 마음을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본인이 어렵게 살아본 경험이 있어서, 머리가 아니라 누구보다 진심을 담아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정씨는 남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남편은 지금까지 살면서 말을 바꾼 적이 없어요. 어느 당에 있느냐보다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한 번 봐주시고, (남편한테) 꼭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어요."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