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물가에 한은 기준금리 두달 연속 인상… '영끌족' 부담 불가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5.26 /사진공동취재단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에 한국은행이 한 달 만에 기준금리를 0.25%p 추가로 인상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1.5%인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했다.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07년 8월 이후 14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0.25%p 추가 인상… 연 1.5%→1.75%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대 전망, 미국 '빅스텝' 영향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큰 데 따른 것이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등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4.8% 올랐다. 이는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초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p 인상한 점도 감안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경우 자금 유출, 원화 절하, 수입 물가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해 한국(1.75%)과 미국(0.75~1%) 기준금리 격차는 0.75~1%p로 벌어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26일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50%인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2022.5.26 /연합뉴스

현재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 미국 연준이 추가로 0.5%p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는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적어도 3차례 정도의 추가 인상을 통해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2.25%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대출 금리 추가 상승도 불가피해졌다. 변동금리 상품으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몇년 간 집값 상승에 '영끌' 수요가 더해져 수도권 주택 거래량이 많았고 이로 인해 주담대 대출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경기도의 경우 주담대 금액이 195조3천억원에 이른다. 기준금리가 인상된 만큼 변동금리부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상대적으로 수도권 대출자들이 겪는 이자 상승 체감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기정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