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골프채 수수한 현직 부장판사, 법정서 혐의 부인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전경. /경인일보DB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사업가로부터 짝퉁 골프채를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현직 부장판사가 변호인을 통해 혐의를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류경진) 심리로 26일 열린 첫 재판에서 알선뇌물수수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3) 부장판사의 변호인은 "연습용으로 써보라고 차량에 실어준 짝퉁 골프채는 바로 돌려주겠다고 한 뒤 (실제로) 돌려줬다"며 "청탁도 없었고, 대가성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A 부장판사에게 짝퉁 골프채 등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 등으로 기소된 마트 유통업자 B(53)씨 등 2명이 함께 재판을 받았다.

A 부장판사는 2019년 1월31일 한 식자재 마트 주차장에서 B씨로부터 짝퉁 골프채 세트와 과일 상자 등 총 77만9천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사기 혐의 재판에서 선고 날 법정 구속이 될지 알아봐 달라"는 B씨의 부탁을 받고 법원 내 사건 검색시스템에 접속한 혐의도 받았다. 그는 2010년 고향 친구를 통해 B씨를 소개받아 알게 된 후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공소사실을 밝히며 "사기 사건 항소심에서 B씨가 무죄를 선고받자 감사의 표시로 골프채 등을 A 부장판사에게 줬다"며 "A 부장판사도 B씨가 다수 사건으로 재판받고 있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점 등에서 명시적이나 묵시적으로 청탁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태양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