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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5월, 대한민국의 의전서열 1·2위 자리가 모두 새 주인을 맞았다.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이 제20대 대통령에 취임한 데 이어 24일에는 의전서열 2위 국회의장에 더불어민주당 5선 김진표 의원이 사실상 선출됐다.

김 의원은 절차적으로 국회 본회의에서의 무기명투표를 남겨놓고 있지만, 통상 원내 1당 후보가 국회의장직을 맡는 점을 감안하면 선출은 이미 확정된 셈이다. 국회의장은 장관급인 국회 사무총장과 차관급인 비서실장, 입법차장 등에 대한 인사권을 가짐은 물론 국회 의사 일정을 조정하고 법률안을 직접 본회의에 올리는 직권상정 권한도 있다.

이렇게 같은 달 행정부와 입법부를 대표하는 수장의 탄생은 대한민국 정치사에도 많은 기대감을 불러온다.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입법부로서 당연한 권리의 행사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참된 '협치'가 전제될 경우 민생 현안 해결이라는 시너지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물론 우려도 따른다. 국민의힘 당적으로 당선된 윤 대통령과 민주당 당적을 보유한 김 의원이 서로 등을 돌리는 '대치'를 선택한다면, 그야말로 파국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20대 국회 후반기를 이끈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당시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의장으로서의 역할과 행정부의 관계에 대해 "첫째도 협치, 둘째도 협치, 셋째도 협치"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서로를 타도의 대상으로 삼고 상대방을 배려하거나 역지사지는커녕 죽기 살기로 싸우기만 하면 공멸이 기다린다"는 언급도 남겼다.

이렇게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곧 두 수장의 '공식 동행'이 시작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데, 이미 부대는 준비됐으니 이제 맛깔 난 술을 담가볼 차례 아니겠는가. '대립과 대치'의 역사를 써내려간 21대 국회 전반기의 기록이 후반기에는 부디 '성공한 협치'의 기록으로 쓰이길 바란다.

/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