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벽보는 단 한 컷의 사진으로 유권자들의 시선을 잡고 핵심 메시지까지 전달하는 고도로 함축된 선거운동 수단이다. 인천에는 1천840여 곳에 벽보가 부착돼 있다.
종이 한 장에 불과하지만, 자신의 메시지와 차별된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홍보수단인 만큼, 후보자들은 선거벽보 제작에 각별한 정성을 쏟는다.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한 4명의 후보 벽보엔 어떤 메시지가 담겼을까.
박남춘, 민선 7기 성과 이어갈 의지
유정복, 새정부와 협의해 현안 해결
이정미·김한별 등 아이덴티티 함축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는 '지키겠습니다, 당당한 인천!' '시작도 완성도 박남춘'을 벽보 문구로 담았다. 공약이행평가 SA등급 표시도 벽보에 표시했다. 그동안 자신이 일군 인천시정 성과를 민선 8기에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게 박 후보 캠프 설명이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바이오·수소·항공산업 관련 여러 사업을 민선 7기에 시작해 인프라를 구축했다. 민선 8기에는 그 사업들을 완성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는 '새 정부와 함께 인천 발전' '유능한 경제시장'을 내세웠다. 유 후보 캠프 측은 집권 여당으로서 새 정부와 협의해 지역현안을 신속히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유 후보 캠프 관계자는 "지역경제를 살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유능한 경제시장'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다"며 "새 정부와 함께 인천과 시민의 발전을 이끌어 내겠다는 포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정의당 이정미 후보는 '위기에 강한 인천, 돌봄특별도시, 녹색발전도시' '인천이 키운 첫 여성시장'을 문구로 썼다. 이는 출마 선언 당시부터 이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선거 공약과 캐치프레이즈로, 벽보를 통해 다시 강조했다.
기본소득당 김한별 후보는 당의 대표 공약과 이름을 활용한 '별 볼 일 있다, 인천기본소득'을 벽보 구호로 걸었다.
선거 캠프 관계자들은 "벽보는 후보가 추구하는 바를 유권자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수단"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네 곳곳에 부착된 벽보는 어디에서든지 유권자에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SNS가 트렌드라고는 하지만 어르신들은 SNS에 취약할뿐더러, 시민들이 직접 검색하고 찾아봐야 효과가 있다"며 "벽보는 전 연령대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효과적인 홍보수단"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한눈에 들어오는 문구로 함축해야 하므로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