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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호남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부산 태생 후보가 '호남의 아들'을 자처했다. 앞선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에 쏠렸던 호남 민심이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섰다. 문 후보는 62% 득표율로, 28%에 그친 안 후보를 압도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보수정당 역대 최저인 2.5% 득표율에 그쳤다.

전남 출신 이낙연 총리를 축으로 한 문재인 정부 1기 내각과 대통령비서실, 검·경 인사에서 호남 출신이 중용됐다. 장관은 19명 가운데 3명, 차관은 23명 중 4명이다. 부산·경남(9명)에는 미치지 못하나 서울과 함께 차상위 군을 형성했다. 비서실장 임종석도 전남이다. 검사장 이상 수뇌부 인사에선 호남 특정 고 인맥이 주목받았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윤석열 정부 인사를 두고 '지역 안배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신임 특허청장에 이인실 한국여성발명협회장이 내정된 것을 두고서다. 페이스북 글에 "공석(이던) 장·차관 인사 모두 여성 등용에 '순발력 짱'이라고 저도 박수를 보냈지만, 오늘 특허청장 인사도 부산 출신 여성이라니 웃어야 하냐, 울어야 하냐"고 했다. '순발력 짱' 표현은 한미 정상회담 때 미국 워싱턴포스트(WP) 기자가 '내각 남성 편중'이라 지적한 이후 여성장관이 잇따라 지명된 것을 빗댄 거다.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18명 가운데 호남은 1명뿐이다. 여성은 처음 여성가족부 장관 1명에 그쳤으나 3명으로 늘었다. 낙마 후보자를 대신한 후속 인사에서 호남 출신은 추가되지 않았다.

박 전 원장은 "지역 성별을 가리지 않고 실력 있는 사람을 등용한다 했는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장·차관 후속 인사에 호남 부재가 5년 내내 이어지는 건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WP 기자님, '호남 출신은 그렇게도 실력이 없냐'고 질문 한 번 더 해주세요"라고 주문했다.

박 전 원장은 "(대통령이) 사표를 내라고 해 (사표를)냈다"고 했다. 서운한 게다. 망구(望九)에도 '마이크 권력을 잡겠다'더니, 퇴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호남 왜 차별하나' 비판한다. 윤 정부 인사에서 지역 편중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여성 배려는 후속 인사에서 보완됐다. WP 기자가 남성 편중과 특정 지역 홀대를 같은 잣대로 볼 것 같지 않다.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