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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운정신도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운정역 상업용지 '묶음 매각'을 두고 중소 시행사 및 건설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파주 GTX 운정역 공사현장 일대. /경인일보DB

파주 운정신도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운정역 상업용지 '묶음 매각'을 두고 중소업체들이 반발(5월31일자 10면 보도="GTX 운정역 상업용지 입찰에 중소기업 막는건가")하고 있는 가운데, '랜드마크 조성이냐', '중소업체 참여 보장이냐'를 두고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파주시와 운정 주민들의 '랜드마크 조성' 의견을 수렴해 최근 운정신도시 GTX-A 노선 운정역 상업용지 4필지를 2필지씩 묶어서 파는 입찰공고를 냈다.

그러자 중소 시행사 및 건설업체들이 "입찰가격이 최소 4천500억원을 넘어 중소업체의 입찰 참여를 원천 봉쇄하는 것"이라며 '필지별' 입찰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LH를 비롯해 파주시 및 운정 주민, 중소 시행사 및 건설업체 등의 입장을 살펴본다.
파주시·주민들 '운정역 상업용지' 랜드마크 조성 원해
중소업체 '대기업에 유리한 입찰 조건' 특혜의혹 제기
LH, 신도시 위상과 토지 매각 효율성 감안해 입찰
운정신도시 노른자위 'GTX 운정역'
오는 2024년 개통예정인 GTX-A 노선은 운정신도시에서 일산 킨텍스를 거쳐 연신내~서울역~삼성동 코엑스로 연결되는 전철로, 운정~강남이 25분이면 연결된다.

GTX 운정역 상업용지는 경의중앙선(문산~운정~수색~홍대~공덕~용산~청량리~용문) 운정역 상업용지와 함께 운정신도시 최고의 역세권으로, 파주시와 주민들은 '신도시 랜드마크'로의 조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경의중앙선 운정역 상업용지(P1, P2, P3)는 신도시(1, 2지구) 개발 초기 LH가 '농협-SK 컨소시엄'에 매각, '신도시 랜드마크' 조성을 위한 초대형 개발을 추진하다가 부동산 경기 위축과 관계기관 협의 등의 문제로 좌초됐다. 그러나 최근 H건설 컨소시엄이 P1, P2 부지에 대한 개발사업을 재개해 현재 지하 터파기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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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주민, '랜드마크'로 조성 원해
파주시와 신도시 주민들은 '파주시 랜드마크'로 조성되길 원하고 있다. 운정신도시 아파트단지 대표 및 주민들로 구성된 운정신도시연합회(이하 운정연)는 "GTX 운정역에 지하 환승센터와 최고의 상업시설 등 신도시 랜드마크를 조성해야 한다"며 국회의원과 파주시장, 도·시의원 등 정·관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운정연 이승철 회장은 "GTX 운정역 랜드마크 개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복합환승센터는 현재 설계가 완료된 상태로, 상반기 착공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매년 신도시 주민 설문조사에서도 경의선 운정역과 GTX 운정역의 '랜드마크' 개발을 숙원사업으로 꼽으며 매우 큰 관심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업체, '묶음 입찰'은 '원천 봉쇄'
LH는 GTX 운정역 복합용지와 전용 상업용지를 1필지씩 묶어 일반경쟁입찰로 매각할 예정이며, 각각 입찰예정가는 2천72억원과 2천489억원이다.

그러나 지난해 인근 주상복합아파트부지 낙찰가격이 예정가의 180%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낙찰가격은 각각 최소 4천5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중소 시행사 및 건설업체들은 "개별 필지로 입찰하면 중소업체도 참여가 가능한데, 2필지를 묶어 내놓으니까 엄두조차 낼 수 없다"며 "대기업에게 유리하게 하려는 의도를 가진 입찰조건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대기업 특혜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E건설 F대표는 "낙찰 받으려면 최고가를 써야 되는데, 요즘 상업용지는 예정가의 200~300%(5천억~7천억원)씩 써낸다"면서 "2~3년을 기다렸는데, 참여 자체가 불가능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LH, 신도시 위상과 토지 매각 효율성
LH는 파주시 및 신도시 주민들의 '랜드마크 조성' 요구와 토지매각의 효율성을 감안해 2필지씩 묶어 팔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주장한다.

LH파주사업단 김창수 보상판매부장은 "파주시에서 GTX 운정역 주변을 신도시 '랜드마크'로 조성해 달라면서 상업용지 전체를 하나로 묶어 '공모사업'으로 진행해줄 것을 강하게 요청해 왔다"며 "그럴 경우 정말 대기업만 참여가 가능하게 되고, 토지 매각도 어려워질 수 있어 파주시와 주민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2필지씩 묶여 입찰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의중앙선 운정역 상업용지(P1, P2)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2조6천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5년까지 지하 5층, 지상 49층 규모의 아파트 및 오피스텔 3천400여 가구와 신세계 스타필드빌리지 등 주민 편의시설이 들어서는 복합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