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조선 왕릉 인근에 문화재청 허가 없이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 대표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인천서부경찰서는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아파트를 건축한 건설사 3곳(대광이앤씨·대방건설·제이에스글로벌)의 대표들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1일 밝혔다. 또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증거 인멸을 시도한 혐의를 받은 모 건설사 직원 4명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9월 해당 건설사들이 경기 김포시 장릉 반경 500m 내에 아파트를 지으면서 문화재청의 사전심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화재보호구역 내에 아파트를 지을 경우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건설사들이 알고 있었음에도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판단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며 "압수수색 과정에서 모 건설사 직원들이 아파트 인허가 관련 자료가 담긴 컴퓨터를 포맷하는 등 증거 인멸 정황도 포착했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아파트 사업 승인과 관련해 직무유기 혐의를 받은 서구청 직원은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불충분해 검찰에 송치하지 않기로 했다.

김포 장릉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 중 1곳으로, 선조의 다섯 번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1580~1619)과 부인 인헌왕후(1578~1626)가 묻힌 무덤이다.

한편 서구청은 전날 대광이엔씨(시공 대광건영)가 준공한 735세대 규모의 아파트 입주를 승인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