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1일 예비후보 등록으로 시작된 120일간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레이스가 모두 끝나고 1일 유권자의 선택만을 남겨 뒀다. 인천시장 선거의 경우 전·현직 시장 간 리턴 매치, 인천시교육감 선거는 진보와 보수 후보 간 대결 구도가 형성돼 경쟁이 치열했다.
오전 6시~18시 인천 731곳서 투표
확진자 18시30분부터 1시간 가능
각급 출마 303명 후보중 175명 결정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인천지역 투표소 731곳 등에서 진행된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오후 6시30분부터 7시30분까지 투표할 수 있다.
인천 선거인 수 253만4천여명 중 사전투표를 마친 50만8천여명을 제외한 200여만명이 이번 각급 선거에 출마한 303명(지방의원 비례대표 포함) 후보 중 앞으로 4년간 인천을 이끌어갈 175명을 결정하게 된다.
■ 대선 이후 본격화… 선택만 남았다
이번 지방선거는 20대 대통령 선거 직후 본격화됐다.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2월부터 시작됐지만, 각 당이 대선 운동에 집중하면서 지방선거 후보 선출 등 관련 일정이 이전 지방선거에 비해 한 달 정도 늦어졌다.
인천시장 선거에선 시장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이 일찌감치 경선 구도를 형성했다. 유정복 전 인천시장을 비롯해 안상수·이학재 전 국회의원, 심재돈 전 동구미추홀구갑 당협위원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정복, 안상수, 이학재 등 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최종 경선에선 유정복 전 시장이 후보로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직인 박남춘 인천시장을 단수 후보로 공천했다. 이로써 4년 전 맞붙었던 박남춘 후보와 유정복 후보의 전·현직 시장간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인천시교육감 선거는 박승란, 서정호, 이대형, 최계운, 허훈 등 5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선거 초기부터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이후 보수를 표방하는 최계운(인천대 명예교수) 후보를 중심으로 이대형, 박승란 예비후보가 단일화했고, 본 후보로 등록한 허훈 후보가 사퇴 후 최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인천에서 처음으로 보수 후보 단일화가 성사된 것이다.
진보를 표방하는 도성훈(현 인천시교육감) 후보가 지지세 결집에 돌입하면서 최계운 후보와 선두 경쟁을 이끌어가는 가운데, 서정호(전 인천시의원) 후보가 중도층 공략에 나서는 등 3파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후보 간 다시 맞붙은 경우가 많아 눈길을 끌었다. 중구청장(민주 홍인성, 국힘 김정헌), 미추홀구청장(민주 김정식, 국힘 이영훈), 연수구청장(민주 고남석, 국힘 이재호)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연수구청장 고남석, 이재호 후보는 2014년과 2018년에 이어 구청장 자리를 두고 세 번째 대결을 펼치게 됐다.
민주당의 경우 현역 기초단체장 중 3명에 대해 비위 등을 이유로 공천하지 않았다.
시장·교육감 전-현직·진보-보수戰
계양을 보선 이재명-윤형선 '눈길'
이번 지방선거에선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송영길 전 국회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엔 민주당 대선 주자였던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도전장을 냈다. '큰 인물론'을 내세우는 이재명 전 지사의 출마가 지역 표심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게 민주당 분석이다.
국민의힘에선 이 지역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해온 윤형선 위원장이 출마해 '지역일꾼론'을 강조하며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당 지도부 등이 자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적극 지원했다.
■ 유권자들, "꼭 투표하겠다"
인천지역 유권자들은 적극적인 투표 의지를 나타냈다.
부평구에 거주하는 양정진(36)씨는 "얼마 전에 태어난 우리 아기를 위해 인천이 더욱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투표에 임할 예정"이라며 "당의 방향성보다는 지역 발전 공약에 초점을 맞춰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기 인천시장은 인천시만의 확실한 색깔을 보여줬으면 좋겠고, 더욱 적극적으로 기업 유치에 나섰으면 한다"며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안심하고 잘 살 수 있는 인천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동구 주민 강순익(65)씨는 "투표는 인천시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후보들의 공약이 모두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진 않지만, 이번에 뽑힐 지역일꾼들이 서로 싸우지 말고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구에 사는 직장인 송모(28)씨는 "정말 뽑을 사람이 없다면 무효표를 만들어서라도 의사 표시를 하는 게 정당한 시민의식이라고 생각한다"며 "반드시 투표하러 갈 것"이라고 했다.
생활정치인 뽑기 유권자 투표 의지
지방선거는 대선·총선과 비교해 시민의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생활 정치인'을 뽑는 행사로, '나'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투표장으로 향하는 게 중요하다.
정영태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내 집 앞 주차문제나 지하철 노선 등 시민과 관련된 크고 작은 사안들이 연관된 선거가 지방선거"라며 "(지방선거는) 정책 적용 범위가 지역으로 한정돼 있어서 후보별 공약이 비슷한 만큼, 진보·보수 이념을 떠나 구체적인 공약 이행 방법과 예산 확보 방안 등을 꼼꼼히 따져 투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현준·박현주·유진주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