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당선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2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선거 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배우자 정우영씨와 선대위 관계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22.6.2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매서운 회초리를 든 경기도에 '종자씨앗'만은 남겨달라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간절한 호소가 통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를 바짝 뒤쫓던 김동연 당선인은 밤샘 접전 끝에 역전에 성공하며 지방선거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반전을 선사했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으로 선거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팽팽하게 맞섰고, 결과 역시 역대 가장 적은 득표 차를 기록하며 역대급 선거로 기억될 것이다.

6·1 지방선거일인 1일 오후 7시30분에 발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김동연 당선인은 0.6%p 차로 김은혜 후보에 뒤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개표가 시작된 이후에도 1% 내외 격차로 줄곧 김은혜 후보를 추격했던 김동연 당선인은 다음날인 2일 오전 5시 30분께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김동연 당선인은 엎치락 뒤치락했지만 끝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았고 끝내 8천173표 차이로 민선 8기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한편의 드라마 같은 역전승에는 김동연 후보가 경기도 내 31개 시군을 찾아 유세를 펼쳤던 '파란31 대장정'과 함께 마지막 순간까지 민주당의 실정에 대한 반성, 김동연표 정치개혁에 대한 믿음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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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2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선거 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배우자 정우영씨와 선대위 관계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22.6.2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특히 김동연 당선인은 2차례에 걸쳐 정치개혁을 약속하며 민주당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앞서 지난 24일, 김동연 당선인은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 실망하신 국민여러분께 회초리를 들고 꾸짖을지언정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말아달라. '석과불식' 종자가 될 곡식은 남겨달라"고 호소했다.

또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승리를 위해서라면 편가르기와 말바꾸기, 근거없는 흑색선전도 서슴지 않는 우리 정치의 민낯을 똑똑히 보았다. 참담함을 느낀다"며 "제가 속한 우리 민주당도 국민 여러분의 실망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민주당을 대표해 나선 경기도지사 후보로 저부터 통렬한 반성과 깊은 성찰을 하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저 김동연이 그 선두에 서겠다"며 "민주당의 변화 역시 행동과 실천과 성과로 보여드리겠다"고 호소했다.

김동연 당선인의 이같은 호소는 정치 초년병이지만, 경기도 유권자들에게 34년 공직생활로 다져 온 경제관료의 실력과 함께 정치개혁에 대한 진정성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김동연 당선인의 승리는 경기도 내 31개 시군 중 23곳 기초자치단체장을 국민의힘이 휩쓴 가운데 얻은 성과라 더욱 값지다.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한 지역에서도 김동연 당선인은 김은혜 후보보다 높은 표를 얻어 '김동연'의 인물론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선이 확정된 직후 김동연 당선인은 김동연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에 일일이 악수를 한 뒤 감격에 찬 소감을 전했다. 김동연 당선인은 "변화를 바라는 경기도민과 국민여러분의 간절한 열망이 오늘의 승리를 만들어주었다"며 "경기도민의 발전과 삶의 질을 위해 노력하겠다. 민주당의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 민주당 변화에 대한 씨앗을 저에게 심어주었다. 민주당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지영·신현정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