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교육 수장이 13년 만에 진보에서 보수로 바뀌었다. 무상급식·혁신학교·9시 등교 전면시행 등 굵직한 교육 현안을 추진한 진보 교육시대가 저물면서 진보교육의 총본산이라 불렸던 경기도도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
지난 1일 열린 지방선거의 경기도교육감 선거 결과, 보수성향 임태희 후보가 54.79%(308만1천100표)를 얻어 45.20%(254만1천863표)의 진보 성향 성기선 후보를 누르고 경기도교육감에 당선됐다.
임, 학생인권·교권 균형 신념가져
중도·합리… 학교의 자율성 강조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공무원, 국회의원,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 실장, 한경대 총장을 지낸 임 당선인은 전국 최대 교육 지자체의 수장으로 내달 1일부터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임 당선인은 2009년 직선제로 제도가 바뀐 이래 교육감을 역임한 김상곤, 이재정 교육감과 정치성향은 물론 업무 스타일도 다르다. 김·이 두 교육감은 진보적 가치에 방점을 두고 학생 자유도를 높이고 학생 인권을 중시하는 정책을 폈다.
임 당선인은 학생 인권과 교권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고, 학교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자유주의 성향이 있다. 특히 이 교육감은 2014년 당선 이후 일성으로 '9시 등교 전면시행'을 밀어붙일 정도로 추진력이 장점인 반면 임 당선인은 중도·합리를 중시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합의를 통한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이 다르다.
보수 성향 교육감이 당선됨에 따라 경기교육에 깊게 뿌리 내린 '혁신학교','꿈의 학교'는 물론 자사고·특목고 등 수월성 교육에 변화가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 수월성 교육 억제 일변도로 이어져 온 교육 정책에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임 당선인은 선거운동과정에서 "학교가 특화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이 있다면 특화하는 것이 교육 품질을 높이는 길"이라며 수월성 교육에 원칙적인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관련기사 14면(경기도 교육의 새 키워드 '자율·균형·미래지향' 압축)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