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明心)'을 이어받은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극적으로 승리를 거머쥐면서 기로에 섰던 '이재명표' 경제정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기본소득을 비롯한 '기본 시리즈(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와 지역화폐 등이 '김동연호' 경기도에서도 지속적으로 순항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가 내걸었던 스타트업 3만개·유니콘 기업 30개 육성 등의 기업 활성화 공약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 역시 핵심 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와 '뉴 홍콩시티' 건설을 통해 구도심을 살리고 인천을 동아시아 금융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실현시킬지 주목된다.
김, 주택·금융 시행 물꼬틀지 주목
스타트업 3만개 등 공약실행 관심
경제단체 "경제 전문가로 기대 커"
김동연 당선인은 선거 기간 이른바 '명작동화(明作東花)' 공약 시리즈를 내놨다. '이재명이 만들고 김동연이 꽃피운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공약이 기본 시리즈와 지역화폐 활성화다. 직전 도지사직을 역임한 이재명 국회의원 당선인의 대표 정책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도지사 후보는 전면 재검토를 내걸었었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이재명표' 경제정책의 명운도 달라질 수 있었지만, 선거가 김 당선인의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기본 시리즈'와 지역화폐 역시 날개를 달게 됐다. 특히 기본주택과 기본금융은 제도적 한계로 이 전 지사 체제에서도 구체적으로 실현하지 못했었는데, 김 당선인 체제에서 시행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경제통'으로 불리는 김 당선인은 1번 공약으로 기업 육성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앞세웠다. 김 당선인은 집, 교통, 일자리에서 확실한 변화를 약속했는데 스타트업 3만개·유니콘 기업 30개 육성, 반도체·미래차·바이오 산업 육성,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지원 등을 통해 일자리 100만개를 창출하겠다는 게 공약의 핵심이다.
도내 주요 경제단체에선 경제 전문가인 김 당선인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는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경기도의 미래를 만들어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경기도중소벤처기업연합회는 "대내외적 여건 악화로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경기도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기업 애로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는 '기업친화적' 경기도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석한 경기도중소기업CEO연합회장도 "경제 전문가 도지사에 기대가 크다. 기업인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 체제에서 도와의 관계가 다소 냉랭했던 지역 건설업계는 김 당선인 체제 출범이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는 "새로운 경기도는 건설업계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함께 뛰는 동반자로 인식해 불합리한 정책은 폐기하고 지원정책은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유정복 당선인의 핵심 경제 공약은 '제물포 르네상스'와 '뉴홍콩시티' 건설이다.
제물포 르네상스는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인천항 내항 일대 182만㎡의 소유권을 확보하고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아 역사·문화가 어우러지는 해양관광과 레저문화 중심의 '하버시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인천항 내항은 해양수산부 소유로 현재 1·8부두 개방과 함께 재개발 사업이 우선 추진되고 있다.
유, 제물포 재개발 도시 균형 발전
'뉴홍콩시티' 다국적 기업 등 유치
지역화폐 '이음카드' 운영방식 개선
인천항 내항이 자리잡고 있는 중구 일대는 인천의 대표적 구도심으로,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도시균형 발전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게 유 당선인의 계획이다.
하지만 항만업계에서는 정부 소유의 항만 부지를 자치단체가 매입해 개발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관련 법 개정은 물론 수조원의 예산을 투입해야 해 자치단체 차원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항만업계의 견해다.
뉴홍콩시티 건설은 홍콩에 대한 중국의 지배력이 강화하면서 이탈하고 있는 다국적 회사와 금융 자본을 영종도와 강화도 등에 유치하는 사업이다. 외국인 투자자 유엔(UN) 산하기구, 금융기관, 다국적 기업 등을 인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 등에 유치해 인천을 동아시아 금융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유정복 당선인은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 청라국제도시의 수소클러스터 사업 등을 완료해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인천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역화폐에 대해선 운영방식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유 당선인은 인천의 전자식 지역화폐인 '인천이음카드' 운영 방식을 개선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이 획기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음카드 캐시백 요율 등에 대해선 취임 후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명호·강기정·서승택·윤혜경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