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밖에서 펼쳐지는 색다른 연극 한 편이 인천 동구 '배다리' 일대에서 관객과 만난다.

연극 '플라스틱 파라다이스'가 오는 24~26일 오후 4시 경인전철 도원역 2번 출구를 비롯한 배다리 일대에서 진행된다.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연극으로, 사람이 아닌 쓰레기가 주인공이다.

쓰레기를 의인화한 작품으로 작품의 줄거리는 이렇다. 히키코모리(은둔형외톨이) 청소년의 방안에 갇혀 지내는 쓰레기는 언젠가 좁은 방을 벗어나 바다로 향하는 꿈을 꾼다. 그러던 어느 날 쓰레기 더미 속에서 생활하던 청소년이 밖으로 나가버리고 플라스틱은 해방을 맞는다.

쓰레기는 산책을 시작하며 거리로 나가 다양한 사물과 만난다. 뾰족 굽 빨간 에나멜 구두와 무언가 특별한 삶을 살고 싶은 편의점 비닐 봉투가 도시를 누비며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난다. 과연 그들은 바다로 향할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우리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대하는 방식과 고민을 작품 제작 전 과정에 녹여냈다. 새것을 이용해 작품의 무대를 꾸미지 않고 버려진 쓰레기를 활용해 만들었고, 관객에게 고민의 기회를 주기 위해 '플라스틱 소비일지'를 써볼 것을 제안한다. 플라스틱 병뚜껑으로 물건을 만드는 WYL이라는 이름의 업사이클링 단체가 연극을 협찬했다.

극작과 연출을 맡은 한아름 연출가는 "환경보호를 위해 제로웨이스트를 외치고 노력하곤 했지만, 나 역시 도시에서 바쁜 일상을 보내는 사람이다 보니 계속 실패했다. 자괴감이 들곤 했다"며 "공연에 등장하는 의인화된 쓰레기의 생각에 공감하면서 한 번 쓸 플라스틱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공연의 의도를 밝혔다.

이동형 연극인 '플라스틱 파라다이스'는 경인전철 도원역 2번 출구에서 시작해 인천문화양조장에서 공연이 마무리된다. 공연을 감상하려면 반드시 예매해야 한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