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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소감을 밝힌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2022.6.1 /연합뉴스
 

원내 제1 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선과 지방선거(지선) 등에서 연패한 뒤 내홍을 겪고 있다. 패배 원인을 두고 일각에서 '이재명 책임론'을 들고 나온 때문인데 보다 근본적으로 86그룹을 둘러싼 용퇴론과 다음 국회의원 선거(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갈등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낙연·정세균계 "李, 명분없는
인천계양을 출마 선거 악영향 미쳐"


지난 2일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이낙연계(NY)와 정세균계(SK) 의원들이 SNS에 '이재명 의원의 명분 없는 인천계양을 출마'가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글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에서 홍보수석비서관이었던 윤영찬(성남중원) 의원은 이날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전 대표는 대선과 지선 참패에서 가장 책임이 큰 분들"이라고 질타했고, SK계로 알려진 이원욱(화성을) 의원은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이란 짤막한 글과 이어진 여러 글들에서 이 의원이 '실리'를 취하고 '명분'을 잃었다는 비판을 남겼다.

그러자 7인회로 알려진 김남국(안산단원을) 의원은 이 같은 '이재명 책임론'이 "작전"을 짜듯 계획적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일부 의원들은 '이재명 죽이기'를 기획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반발했다.

이어 "민주당 전당대회가 혁신을 위한 생산적인 논의하는 장이고, 당을 새롭게 바꾸는 기회의 장이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7인회 "'이재명 죽이기' 기획" 반발
"중진들 86그룹 용퇴론 다수 포진"


이 같은 의원들간 갈등 뒤에는 다음 총선을 향한 공천 갈등이 내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NY와 SK계열에 다선 중진의원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86그룹 용퇴론에 해당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이재명 의원은 당선이 되면 당권에 도전할 것이고, 당선되면 개혁을 외쳐왔기 때문에 다음 총선 공천권을 쥐고 이 의원들을 쳐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대선에서 이재명 의원을 도왔던 SK계열들도 지선을 진 뒤에는 이 의원의 반대편에 서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 의원들이 대체로 인물 책임론에 더해 강한 리더십이 부재한 상태에서 공천이 제멋대로 됐다는 데 어느 정도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패배의 원인은 특정 인물에만 국한될 수 없다. 그럼에도 혁신으로 가는 그 길에 또다시 대선에 패배한 이재명 뿐이냐는 데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