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2014년 유정복 인천시장이 민선 6기 시장으로 당선할 때의 캐치프레이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나 '시민이 행복한 도시'로 그가 다시 돌아왔다.
그가 태어난 인천 동구 송림동 수도국산 달동네는 아파트 숲이 되었지만 인천 인구는 2014년 당시 294만명에서 많이 증가하지 않고 도시 이미지도 도무지 나아지지 않았다.
필자는 민선 6기 출범 시 유정복 당선인에게 인천의 정신 회복과 신뢰의 지속, 포용하는 시장이 되기를 바랐다. 그때와 상황만 바뀌었을 뿐 같은 시장이니 바람이 다를 까닭이 없다.
유정복 당선인에게는 지난 4년의 야인시대의 경험이 앞으로 인천시정을 운영하는 데 더 없는 스승이 될 것으로 본다. 후회와 아쉬움이 많았을 것이고 시민 입장에서 보는 시정이 괴리가 크다는 것도 발견했을 것이다. 그 각오를 초심으로 새겨줄 것을 더 첨가하고 싶다.
일은 전문가·실무자에게 맡기고
공 자랑하는 자들 과감히 배척
중요한 정책 민주적으로 추진
몇 가지 더 주문한다면 시정의 성공과 직결되는 인재의 등용은 학연과 지연을 초월해야 한다. 말을 타고 승리하였다고 말을 타고 천하를 다스릴 수 없는 이치다. 일은 전문가와 실무자들에게 과감히 맡겨라. 시장이 시정의 세세한 부분까지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현명한 리더로서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고 능력을 배가시켜주면 된다. 다만 옆에는 직언하는 참모가 있어야 하니 풍악을 울리며 입궐하고 싶어 하는 자, 천리마의 꼬리에 붙어 공을 자랑하는 자들은 잘 가려 배척해야 한다.
이제 유 당선인은 인천시민들로부터 확실한 인정을 받은 시장이 되었다. 그러므로 시정을 운영하는 데 인기에 연연하지 말기를 바란다. 지역 원로들과 가난한 이웃들의 소리를 많이 들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여준 75%인 침묵의 여론에 귀 기울여 무엇을 해야 하는지 헤아려야 할 것이다.
대체로 허접스러운 시정은 중요하지 않은 것을 거창한 회의로 알리고 정작 중요한 정책은 한두 사람이 결정하거나 밀실에서 이뤄진 독단적인 결정을 '합의'나 '공론'으로 포장한다. 부디 유 당선인의 두 번째 시정은 이런 일들은 하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정책을 심의하고 조정하는 위원회가 구성부터 운영까지 민주적이어야 하는 이유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 근간이다. 주민 참여 예산제 등 주민의 자치 활동은 최대한 보장해 주어야 한다. 운영의 문제점들을 잘 파악하여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또한 시민이 원하는 정보는 적극적으로 공개되어야 한다. 시민들의 알 권리를 막아서는 자치가 될 수 없다. 정보 공개의 가부를 공무원들이 판단하지 말고 시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중립적 시민들을 정보 공개 심의위원회에 참여시키면 된다.
유 당선인의 말대로 지난 4년이 과연 인천에게 잃어버린 시간이었는지는 차차 밝혀질 것이다. 공과는 누구에게도 있는 것이다. 다만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는 것이다.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문제는 첨예한 부분이니 이에 대한 철저한 파악과 책임 조치는 필요하다고 본다.
주민자치 활동도 최대한 보장
前 시장 성공정책 수용 포용력 필요
과거 유 시장 시절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효과가 있었던 정책 등은 다시 회복해야 하겠지만 박남춘 시장 체제에서 성공했던 정책들은 과감히 수용하는 포용력도 필요하다. 공직 사회 속성상 시키는 대로 일할 수밖에 없는 애꿎은 실무자들을 꾸짖거나 전임 시장 체제의 일들을 흠집 내는 데 행정력을 낭비하지 말기를 조언한다.
현명한 농부는 물꼬를 직각으로 꺾지 않는다. 집터가 기울었다면 새집을 짓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선 기울어진 집터를 정비해야 하는 것이니 이것이 유 당선인의 오늘을 있게 해 준 혜안이라 하겠다.
경험은 가장 위대한 스승이라 하였다. 이것이 한 번 시정을 경험해 본 유 당선인이 불안하지 않은 이유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분명한 것은 유 당선인의 눈에서 '眞'을 읽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난 민선 6기 때보다 시정 운영을 더 잘할 것으로 믿는다.
/신원철 前 인천연수구청장·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