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에 적용되는 이념은 공평·효율
법규 해석에 있어서도 중요한 기준
능력원칙 수평·수직적 형평성 구분
부동산공시가격제도는 정치적인 논리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조세의 이념을 반영하여야 한다. 부동산 조세에 적용되는 이념은 공평과 효율이다. 조세 공평주의는 입법뿐 아니라 조세법규의 해석에 있어서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조세부담의 공평에 대한 개념은 국가로부터 개인이 받는 편익의 크기에 따라 조세부담이 이루어지는 것이 공평하다는 편익원칙과 개인의 조세부담능력에 따르는 것이 공평하다는 능력원칙(ability-to-pay principle)으로 나눈다. 능력원칙이란 개인의 부담능력에 따라 조세부담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공평하다는 것이다. 능력원칙의 적용에 있어서 공평과세는 수평적 형평성(horizontal equity)과 수직적 형평성(vertical equity)으로 구분한다. 수평적 형평성이란 동일한 부담능력을 가진 사람은 조세상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을 말한다. 수직적 형평성이란 상이한 부담능력을 가진 사람은 조세상 상이하게 취급한다는 것이다. 수직적 형평성은 누진세율구조 적용 등을 통해 소득재분배의 실현에 기여하는 원리가 되어 현대 조세국가의 소득세제에 있어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부동산공시가격은 부동산 관련 세금의 기준가격이 되므로 조세의 능력원칙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적정하게 책정되어야 한다. 이때의 적정성은 동일한 가치를 지닌 부동산의 공시가격은 같아야 하는 것이며(수평적 형평성), 각각 다른 가치를 지닌 부동산의 공시가격의 차이는 부동산별 가치의 차이와 같아야 달성될 수 있다(수직적 형평성). 따라서 정부가 공평과세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부동산의 가치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된 세금 적정하게 책정하려면
부동산 가치 객관적으로 산정 중요
물론 현재 부동산 세금 중에서 양도소득세나 상속세, 증여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은 누진과세 체계를 갖추고 있으므로 부동산공시가격의 수직적 형평성의 필요성은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취득세의 경우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며, 양도소득세 등의 누진과세율은 부동산공시가격이 수직적 형평성이 갖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조세이념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지난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이 잘 추진되었는지 여부와 현실화의 결과로 부동산공시가격의 조세 형평성(수평적·수직적)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에 대하여 연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실화율은 단독주택이나 토지의 경우에 한정된 표준주택과 표준지를 중심으로 산정되고 있기 때문에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하는 현실화율과 실거래가반영률의 차이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둘째, 국토교통부에서는 최근 4년간 연립빌라와 토지의 공시가격의 현실화율도 다른 부동산과 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고 발표하였으나, 실제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전국의 모든 부동산에 대해 국가기관(국토교통부, 국세청)에서 일률적으로 공시하는 공시가격(공동주택, 오피스텔)보다 시·군·구청장이 공시하는 단독주택과 토지의 공시가격의 실거래가반영률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국토교통부에서는 2021년도에는 전년도보다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수평적 형평성이 개선되었다고 발표하였으나, 통계로 분석한 결과는 형평성이 오히려 악화되었다. 특히 30억원 이상인 가격대에서는 모든 부동산의 수평적 형평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향후 새로운 공시제도 개선방안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고, 합리적 부동산공시가격제도를 통하여 조세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불로소득 환수를 통한 부동산시장의 정상화에 기여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