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책은 린드그렌의 저작 대부분을 출간해 온 스웨덴 출판사 라벤-셰그렌에서 2020년에 출간한 판본을 번역한 것으로, 번역을 맡은 김경희가 어린이의 말로 섬세하게 풀어냈다. 동화는 따듯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장들로 독자들에게 말을 걸듯 친근하게 다가온다.
특히 일러스트레이터 요한 에예르크란스의 그림은 동화 속의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주며, 미오가 사는 세계로 빠져드는 듯한 몰입감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입양 가정에서 구박받고 쓸쓸히 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보세'. 오직 자신만 어둠 속에 외로이 있는 것 같았던 보세는 맥주병에 갇힌 거인을 구해준 뒤 머나먼 나라에서 그토록 그리워하던 아빠를 만났다.
임금님인 아빠와 가장 좋은 친구 '윰윰',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하게 된 보세는 그곳에서 행복한 '미오' 왕자가 된다. 그런 미오는 자신이 아이들을 잡아가는 사악한 '기사 카토'를 무찔러야 하는 운명임을 깨닫게 되고, 나약한 존재임을 알면서도 아이들의 희망을 한몸에 받는 고통스러움을 마주하며 점차 강해진다.
린드그렌은 안데르센의 말처럼 인간이란 원래 고독한 존재이며, 자신의 외로움을 인정함으로써 강해진다고 믿었다. 닥친 시련과 부딪히며 어두운 감정을 떨쳐 낼 수 있는 강한 의지를 다시금 떠올리게 해주는 동화는, 절망적이고 황폐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며 행복과 슬픔 모두가 삶의 하나라는 것을 알려준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미오, 우리 미오'는 미오가 포기하려는 순간에 들려오던 아빠의 목소리이다. 또 미오와 윰윰이 기적을 필요로 할 때마다 읊조리던 "우리가 이토록 작고 외롭지 않았으면!"이라는 말은 이들의 여정이 결국엔 무사히 끝날 수 있길 응원하는 독자와 등장인물들의 강력한 주문이 되어 준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