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단속 중입니다. 잠시만 협조 부탁드립니다."
8일 오후 10시께 인천 미추홀구 인천향교 인근 편도 3차로의 매소홀로. 미추홀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경찰관들이 고깔 모양의 라바콘을 S자 형태로 세워놓고 음주 단속을 시작했다. 단속에 응하지 않고 도주하는 차량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경찰 오토바이 4대도 단속 지점 앞뒤에 대기하고 있었다.
단속이 시작된 지 10분 만에 차량 내부 공기의 알코올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 '비접촉식 감지기' 램프에 붉은빛이 반짝였다. 차 안으로 감지기를 넣어 반응을 확인한 경찰관은 운전자에게 갓길로 이동하도록 안내한 뒤 입으로 부는 방식의 음주감지기 측정을 진행했다. 측정 결과 이 운전자에게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감지되지 않았다.
'도주 대비' 앞뒤 오토바이 대기
'비접촉식 감지기' 반응 예민해
해제 이후 50일간 1020건 적발
이후에도 2대의 차량에서 비접촉식 감지기가 반응해 음주 측정을 진행했지만, 마찬가지로 알코올농도 수치는 나타나지 않았다.
단속 현장에서 만난 미추홀경찰서 교통안전계 이찬일 경장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말 확산을 방지하면서 음주측정을 할 수 있도록 도입된 비접촉식 감지기는 운전자가 구강청결제를 사용한 직후 측정에 임하거나 차량 내부에 설치된 방향제의 알코올 성분도 모두 감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사용되던 비접촉식 감지기가 알코올 성분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다는 의견이 나와 성능을 보완했고, 현재 사용되는 감지기는 운전자가 술을 마시지 않아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4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사례가 늘 것으로 보고,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인천경찰청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50일(4월18일~6월6일) 동안 집계한 인천지역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총 1천20건에 달한다. 하루 평균 20.4건이 발생한 셈이다. 경찰은 유흥가 등에서 주거지역으로 이동하는 차량이 많은 지점을 파악해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단속을 벌이던 한 경찰관은 "주말로 향하는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에 적발 건수가 많다"며 "대부분 음주측정에 잘 협조하지만, 측정을 거부하고 속도를 올려 달아나거나 단속 지점 앞에서 무리하게 방향을 틀어 경찰관과 다른 차량을 위협하는 운전자들도 있어 항상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천에서 이뤄진 음주운전 단속에선 총 10건이 적발됐다.
인천경찰청 교통안전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단속 인원과 횟수를 늘려 매일 집중 단속을 이어가고 있다"며 "행락객이 많은 주말 낮 시간을 비롯해 평일 주간에도 불시에 단속이 진행되는 만큼 음주 후 차를 운행하는 일이 없도록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