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기에 더해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봉사를 통해 COVID-19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코로나의 공포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에서 엔데믹 상황으로 질병의 판을 바꿀 수 있었는데 이렇게 판을 바꾸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백신이라는 것에 대해 이견을 내놓을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물론 급한 사정으로 인해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백신을 개발하다 보니 백신의 효과와 부작용 등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여 신뢰성에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간의 사례들을 검토해보면 발병을 막거나 치명률을 낮추는데 분명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18세기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종두법이 소개된 이후 인류는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을 통해 많은 백신을 만들어 내었으며 이를 통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을 질병의 공포로부터 구해냈다.
이러한 예방접종은 사람들뿐 아니라 동물에 있어서도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1980년대 초, 중반 우리나라의 견공들에게 심한 구토와 피설사를 주증상으로 하는 생소한 장염이 창궐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파보바이러스성 장염이었다. 국내에서 처음 접해보는 파보 바이러스성 장염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의학 정보가 빈약했고 진료환경 역시 매우 열악하였기 때문에 치료 성공률은 극히 낮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중학생이던 필자 역시 파보 장염으로 집에서 키우던 개들을 속수무책으로 잃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개가 피똥을 싸는 장염에 걸리면 다 죽는다는 말이 회자되기도 하였으니 당시 파보 장염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리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는 어떨까? 당시에 비해 비약적인 진단법과 치료법의 발전으로 인해 모든 파보 장염 환자들을 손쉽게 치료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이에 대한 답은 "아니요!"이다. 당시에 비해 치료 성공률은 매우 높아졌지만 아직도 100% 회복을 자신하고 치료에 임할 수 있는 수의사는 전무하며 비록 치료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거기에 수반되는 비용과 노력은 결코 만만치 않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그 힘든 치료기간을 버텨내야 하는 견공의 투병기는 정말로 눈물겨울 것이다.
이러한 치명적인 전염병의 경우 발병 후 치료는 지극히 소모적이고 커다란 고통을 수반하게되므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수의사가 동물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여 가장 안전하고 적확한 접종 스케줄을 확립하고 이에 맞추어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다. 요즘 일선 동물병원에서 치명적인 전염병들을 접하기 힘들어진 이유로는 환경의 개선도 큰 몫을 차지하겠지만 그보다는 적극적이고 반복적인 예방접종의 실시가 가장 큰 몫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혹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동물들의 예방접종 내역을 들여다보면 어린 시기에 기초접종만 하고 이후 추가적인 보강 접종을 하지 않는 케이스를 접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할 경우 저항력 저하로 이어져 전염병에 노출될 경우 감염에 취약해져 발병의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난 봄 경기도수의사회에서 자체 실시한 3년 이상 추가접종을 하지 않은 반려동물들의 항체역가 조사결과 3마리 중 2마리의 비율로 항체보유율이 낮아 혼합백신의 부스터 접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반려동물 사육가정이 동물이 어릴 때 기초 예방접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서 비교적 접종률이 높지만 이후 반복적인 추가접종 개념에 대해서는 생소하거나 동물병원 방문에 대한 번거로움 때문에 때를 놓치는 보호자들이 있는데 이것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내가 사는 동네 어디를 가더라도 쉽게 동물병원을 찾을 수 있으며 구체적인 예방접종 스케줄에 관해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 테니 가까운 시일 내로 동물병원을 방문, 상담받기를 추천해본다.
예방접종이란 건강할 때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여 실시하는 것으로 기초접종을 통해 항체를 획득하는 것뿐만 아니라 추가접종을 통해 지속적으로 면역력을 유지시킴으로써 전염병의 발병을 미연에 차단하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가정이나 앞으로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기초접종은 물론 반복적인 보강접종의 필요성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