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희 대표
그레잇테이블 오승희 대표는 "예술도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2022.6.15 /오승희 대표 제공

'포도 바람에 한나절 씻고 간다', '휴식 결국은 사람', '숨 쉬다 갑니다'. 이토록 힐링 내음 나는 후기로 가득한 문화프로젝트가 얼마나 있을까.

자연예술을 바탕으로 건강한 연대를 추구하는 '그레잇테이블' 오승희 대표의 무대는 바로 '밭'이다. 우리가 잘 먹고 잘 살아가기 위해 하는 행위를 기존 예술 공간이 아닌 밭에서 누리도록 했다. 건강한 채소와 쌀, 과일 등이 자라는 밭 위에서 농부, 예술가, 요리사가 참여자들과 함께 하나의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충주의 포도밭에서 농장의 신선한 재료로 만든 점심을 먹고 그림을 그리는 일, 음악가의 음악을 청해 들으며 자신만의 와인 캔들을 만들어 보는 일, 편하게 휴식하는 일 등이다.

오 대표는 이러한 그레잇테이블의 문화프로젝트에 대해 "예술도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밭에서 예술은 하나의 수단일 뿐 이를 통해 건강한 연대를 맺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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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잇테이블이 작은알자스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을 참여자가 즐기고 있는 모습. /오승희 제공

자연·사람·요리 연결 매개자일 뿐
신선한 재료로 점심과 그림 그리기
음악 들으며 와인캔들 '모두 창작자'


오 대표는 예술경영을 전공하고 공연과 축제를 기획하는 업무를 오랫동안 맡아왔다. 도시에서 하는 축제가 물리적으로 일상을 끊어내고 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면, 자연에서 하는 축제는 그보다 훨씬 자연스럽다.

대학원 과제로 생각했던 이 기획을 본격적으로 시도해 본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로 많은 제약이 있던 2020년이었다. 소수의 인원으로 넓은 밭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내가 느낀 것을 예술가들도 느낀다면 창작할 수밖에 없을 거란 생각으로 하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됐다"며 "나는 자연과 사람, 예술과 농업, 요리와 예술을 연결하는 매개자일 뿐 이를 즐기는 모두가 창작자"라고 말했다.

프로젝트에 온 사람들이 단순한 관객이나 구경꾼이 아닌 능동적인 참여자가 되는 것이 이 기획의 가장 핵심이었다. 그는 "어떻게 우리가 연결되면 좋을까 생각했는데 그때 찾은 텍스트가 '약한 연결'이었다"면서 "나의 속마음을 툭 하고 말할 수 있을 때 마음이 열리고 새로운 것이 들어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여자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존중해 주며 나의 마음에 변화가 왜 일어났는지 생각하는 것에 의미를 뒀다. 거창한 후기보다 좋았다는 기억 정도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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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잇테이블 프로그램을 참여자가 즐기고 있는 모습. /오승희 제공

오 대표는 이러한 그레잇테이블의 문화프로젝트가 언젠가 전국으로 퍼져나가길 바랐다. 경기상상캠퍼스에 입주해 부지런히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밭에서 예술을 하자는 게 아니라 밭에 있는 것 자체가 예술"이라며 "내가 즐거운 것이 중요하다. 일상에서 벗어났을 때 느끼는 감동, 그런 거리를 제공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웃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