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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4공장 공사가 한창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11공구 일대 모습. /경인일보DB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건설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4공장 신축 현장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1월21일자 1면 보도=단일 세계최대규모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건설 현장은 인권침해·안전 불감증")이 제대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는 16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G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현장에서 일하는 5천300여명의 건설노동자가 휴게공간이 없어 아스팔트에 누워 쉬는 게 일상"이라며 "현장에 설치된 화장실도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 기준에 턱없이 부족해 화장실 앞에 긴 줄이 형성되고, 여성노동자들은 방광염을 호소하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1월 지적 후 개선 안돼
화장실 부족 여성들 방광염 호소
간이식당 식사 20분 이상 줄 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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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가 16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G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도에 건설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현장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실태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위쪽은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건설노동자들의 모습, 사진 아래쪽은 건설현장 내에 마련된 남성용 간이 화장실로, 화장실을 이용하는 모습이 밖에서 보여 건설노동자들의 인격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2.06.16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 제공

또 화장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 추가로 설치된 간이화장실은 노동자들의 인격권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조는 "소변기 주변을 둘러놓은 간이펜스는 안쪽이 훤히 보여 기능을 하지 못하고, 천장도 따로 없는 형태"라며 "공사 중인 건물 위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화장실을 이용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구조"라고 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건설 현장에 마련된 간이식당에선 노동자들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20분 이상 줄을 서 기다려야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4공장 현장에 아직 착공하지 않은 홍보관 부지를 식당과 휴게공간으로 활용할 것을 요구했지만 삼바가 외면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삼바는 당장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이날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인원이 늘어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휴게 시설을 늘리는데 제약이 있지만 최대한 개선점을 찾아 보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식당의 경우 점심시간이 시작될 때 인원이 몰리면서 대기 시간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협력업체마다 배식 시간을 정해서 식사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

삼바 4공장은 25만6천ℓ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설비를 갖춘 단일 최대규모의 공장으로, 2020년 11월 착공을 시작해 이르면 내년 초께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