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오는 23일 오후부터 경기도에 장마전선이 상륙한다는 예보를 내놓은 가운데 20일 도내 곳곳에서 장마 대비에 분주한 모습이 관찰됐다.
이날 오전 11시께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에서 10여년째 전집을 운영하는 이춘원(76)씨는 "비가 많이 오면 퇴적물 때문에 하수구가 막혀 빗물이 배수되지 못해 퇴적물로 심한 냄새가 진동한다. 장마 때면 더 심한데, 손님들이 불평을 제기하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마가 몰고 오는 많은 양의 비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는 악취뿐만이 아니다. 전통시장 상인회는 우천 시 발생하는 누수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특히 대부분의 전통시장 건물들이 수십 년이 경과한 노후건물이어서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동시장 상인회 측은 "건물이 40여년이 돼서 누수가 많은데 장마 때문에 심각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고, 인근 영동시장 상인회 측도 "비가 오면 옥상 방수가 잘 안된다. 누수가 심한 편은 아니지만 매년 관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경기도 곳곳 비 피해 대비 분주
전통시장, 악취·누수 대책 마련
농가·공공기관, 경계 태세 강화
같은 날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에선 장마를 앞두고 수원선 산책로 확장공사가 중지됐다.
근처에서 30여 년 이발소를 운영한 나정산(63)씨는 "세류동은 지반이 낮아 폭우가 내리면 침수가 된다. 폭우가 쏟아지면 하천 산책로까지 잠기곤 한다. 한 달 보름 전부터 하천공사를 하더니 지금 중지된 상태인데 장마로 공사 장비가 떠내려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수원시 권선구 입북동 일대 농민들은 농작물 피해가 걱정이다. 9년째 감자, 고추, 오이 등 다양한 작물을 키워온 박재화(65)·하승순(64)씨 부부는 "장마 피해가 일어나도 농작물피해보험 같은 건 증명하는 게 어려워 손을 놓게 된다"고 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 2020년 수해 피해가 심했다. 당시 집중호우가 많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예년에 비해 긴 여름 장마가 수해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하천범람, 내수침수, 산사태 등으로 경기도에서 9명의 인명피해가 나타났고 251세대 43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시설피해는 1천194곳에 달했다.
임진강 유역 군남댐 수위가 처음으로 홍수위인 40m에 근접했고 필승교 수위도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지난해는 큰 피해 없이 장마가 지나갔지만, 군남댐 수위 조절 업무를 맡은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본부 연천포천권지사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사 관계자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