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민선 경기도정 최초로 경기도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도지사 비서실장을 선발키로 했다. 도지사 비서실장도 '정치색'을 빼고 파격 인사를 하겠다는 취지인데, 경기도 내부에서는 비서실장 자리 자체가 정치색이 있는 자리라며 '기대반 우려반'인 모습이다.

21일 김 당선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지사 비서실장은 중요한 자리다. 선거캠프 비서실장은 후보의 대리인 역할을 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며 비서실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청 공직자들을 깊이 신뢰하고 있다. 도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공무원 중 공모를 통해 비서실장을 선발하겠다"고 밝히며 이를 경기도판 '유쾌한 반란'으로 의미를 강조했다.

도지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일하는 자리인 만큼 비서실장은 통상 선거캠프에서 호흡을 맞춰 온 외부 측근 인사들이 맡았던 것이 관례였다.

이 때문에 공개적으로 내부 공모를 통해 일반 공무원을 대상으로 공모를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김 당선인의 이례적인 행보에는 '공무원' 출신으로 경기도 공직자를 이해한다는 제스처와 함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김 당선인은 경인일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선거캠프에서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었지만, 기존의 도 공직자들이 (경기도의) 주역이 돼 해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도민들이 (도 공직자에 대해) 신뢰하고 있는 만큼 도정에 대한 이해가 있는 일반직 공무원이 해보면 어떨까 생각을 했고 내가 낙점하는 것보다 공모를 받아서 씩씩하게 열심히 하겠다는 사람 중에 뽑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

갑작스런 공모 소식에 경기도청 내부는 술렁이는 모습이다.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그간 관행을 깨고 비서실장에 도 공직자를 임명한 바 있지만, 내부공모는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무보고 기간 중 특정 공무원이 눈에 띄었다는 '지명설' 및 '내정설'부터 비서실장 자리 자체가 정치관료라, 정치에 관심이 있는 공직자가 지망하지 않겠냐는 복도통신도 돌고 있다.

반면 신선한 시도라며 공직자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도 관계자는 "끝까지 공모결과를 봐야 알지 않겠냐. 그래도 당선인이 (경기도) 내부 분위기, 사기 등을 많이 신경 쓰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지영·신현정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