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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다주택자를 투기수요로 바라보던 정부 인식이 점차 해소될 전망이다. 지난 정부는 보유 주택 수에 따라서 정부 주요 보직과 장·차관 등에 대한 임용을 제한하고, 이미 다주택에 해당하는 정부 관계자는 거주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모두 매각하도록 유도하는 등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을 다주택자에게 찾으려는 인식이 팽배했다. 이러한 인식에 기반하다 보니 정부 정책도 다주택자를 강하게 옥죄는 방향으로 흘렀다.

예를 들어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0%로 제한하거나 세금(취득세, 보유세, 양도세)을 중과했고, 다주택을 막기 위해 다양한 거주의무사항을 도입했다. 여기에 과거부터 장기간 이어진 임대사업자등록제도를 사실상 폐기 처분하는 등 개인 사정상 어쩔 수 없이(상속, 증여 혹은 일시적 다주택자 등) 다주택자가 된 사람들조차 징벌적 규제의 대상으로 삼은 바 있다. 종국에는 겹겹이 쌓인 규제로 인해 오도 가도 못하게 된 다주택자가 정부 의도와 다르게 매도 보다는 증여로 우회하거나 세금 부담을 버티면서 부과된 세금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는 부작용으로 연결됐다. 다주택자의 선택지가 증여와 버티기 정도의 갈림길에 한정되면서 시장을 왜곡하는 현상들이 다양하게 발생했다는 의미다. 


집 많으면 투기로 바라보던 기존 인식
증여 우회·세금 전가 등 부작용 발생


하지만 현 정부는 주택 수에 따른 징벌적 세금과 대출 정책들에 대한 정상화 의지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 첫 번째 단추로 기존에 다주택자에게 중과세되던 양도소득세를 일반과세로 전환했다. 기존에는 2주택 혹은 3주택 여부에 따라 일반과세에 더해 20~30%를 중과했다. 이에 따라 3주택 이상자는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양도소득의 최대 82.5%가 세금으로 납세돼 매도하고 싶어도 퇴로를 막는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지난 5월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일반과세로 전환된 이후 시장에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 불안감이 과거보다 완화되는 국면으로 가고 있다. 여기에 일시적 2주택자의 경우는 기존 주택을 2년 내(기존에는 1년) 매각할 경우 양도세 비과세와 취득세 중과 배제를 인정해줘 부동산 시장 내 물건들의 소통 과정도 개선되고 있다.

향후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종합부동산세 산정의 기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재의 100%에서 60%로 하향 조정해 실제 보유세 부담이 2020년 수준으로 환원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양도세와 마찬가지로 취득세도 2주택 혹은 3주택 이상자에게 8~12% 중과되고 있는데 이 부분도 점진적인 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대출 규제도 다주택자라고 대출을 전혀 안 해주던 형태에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30~40%가량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조금씩 개편될(가계부채 문제로 다소 시간은 소요될) 전망이다.

여기에 집주인들에 대한 의무거주 요건도 완화될 예정이다. 1가구 1주택자가 직전 임대차계약 대비 5% 이내에서 인상 폭이 제한될 경우 규제지역 내 비과세 요건인 2년 거주 의무를 면제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2주택 이상에 해당되는 사람도 1주택자가 된 이후부터 관련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신규주택으로 전입해야 하는 의무규정도 폐지되고,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에 대한 거주 의무 요건도 완화될 예정이다.

보유세 하향·2년 의무 거주 면제 등
現 정부, 규제보다 완화하는 움직임
임대사업자등록제도도 부활할 듯


한편 지난 정부에서 사실상 폐기 처분된 임대사업자등록제도도 조만간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제도는 다주택자가 본인 거주 주택 외 주택을 임대사업 형태로 등록할 경우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와 양도소득세 중과배제, 취득세 감면, 건강보험료 부담 완화 등을 적용받는 내용이다. 이처럼 다주택자의 매물을 유도하기 위해 시장을 옥죄던 제도들이 본격적으로 개편되면서 지난 정부에서 일방적 매도를 강요받던 다주택자의 선택지가 앞으로는 매도하거나 증여, 보유, 임대, 취득(재매입) 등으로 다양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즉 양질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사회 구성원의 하나로서 인정받고 합리적 세금을 납부하는 핵심 계층으로 양성화될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