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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새벽 3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상국이 누리호가 지상 700㎞ 지구 궤도에 안착시킨 성능검증위성과 양방향 교신에 성공했다. 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의 완전 성공이 최종적으로 확인된 순간이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1t 이상의 실용위성을 우주궤도에 쏘아 올릴 수 있는 세계7대 우주강국이 됐다. 누리호 성공에도 한국 특유의 압축성장 법칙이 작동했다.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는 1단 로켓이 러시아제라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그로부터 10년이 안 돼 순수 국내기술로 우주 발사체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단 두 번의 발사만으로 성공한 전례 없는 기록에 기술 전수국인 러시아마저 놀란 기색이 역력하다.

누리호 발사 성공에 담긴 의미는 따져 볼수록 대단하다. 우선 다양한 용도의 인공위성을 우리 마음대로 양껏 우주에 올려놓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인공위성을 올리려면 타국의 발사체 앞에 줄을 서 기다리는 설움을 겪었다. 이젠 군사, 상업, 통신, 기상 등 다양한 용도의 위성 네트워크로 방대한 정보자산을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발사체에 우주인이 탑승한 캡슐을 탑재하면 유인 우주선이 되고, 폭발 물질을 탑재하면 군용 미사일이 된다. 후자의 경우 국제사회의 예민한 군사이슈다.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를 채우고 핵을 탑재한 것이 바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서다. 북한이 위성 발사체로 주장한 광명성호를 발사했을 때 미국과 우리가 촉각을 곤두세웠듯, 중국과 북한도 누리호 발사를 예의주시하는 이유이다.

우주발사체 연관 효과는 이뿐 아니다. 발사체에 적용된 고도의 소재·부품·장비 기술은 다양한 산업현장에 활용할 수 있다. 발사체가 쏘아 올린 인공위성 네트워크가 창출한 빅데이터는 정보통신 산업의 차원을 높일 수 있다. 군사·안보 분야도 심리적, 실질적 전략자산을 보유하게 됐다. 우주발사체는 국력의 상징이다. 우주 강국들이 발사체 제작 기술 전수를 극도로 제한하는 배경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3천500억 달러였던 세계 우주산업 규모가 2040년엔 1조1천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대한민국에 엄청난 블루오션이 열렸다. 광복회의 축하성명 제목대로 "대한민국 우주개척 기술 독립만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약속대로 항공우주청 신설을 서둘러야 한다.

/윤인수 논설실장